저자 케네스 그레이엄에게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이 있었다. 아이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모으고 편집해서 출판한 책이 이 책이라는 데 과정부터 뭉클함이 전해진다.
이 책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라는 제목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집어 들었다. 버드나무는 물가에 사는데 가지가 유연하게 늘어진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바람이 불면 흔들림이 눈에 띄게 크지만 쉽게 부러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책에서 버드나무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아들이 이런 유연한 관찰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두더지, 물쥐, 두꺼비, 오소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큰 이야기는 두꺼비의 사건사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운 것에 잘 반하고, 남의 충고를 듣지 않으며, 사고를 치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캐릭터다. 나는 주변인들을 끊임없이 인내하게 만드는 두꺼비 캐릭터에 화가 났지만 아이들은 이것을 어떻게 소화할지가 궁금해졌다.
각 동물들의 특성에 맞게 캐릭터를 만들어낸 점이 탁월해보였다. 특히 눈길이 갔던 동물은 제비였는데 158페이지의 대사가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읽을 때 기분이 같이 붕붕 뜰 때가 있는데 제비가 그 느낌을 가장 잘 아는 캐릭터 같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두 가지 욕구를 품고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정착보다 떠나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는 걸 상기하게 됐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험을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글밥이 적은 편은 아니라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동물과 닮았는지, 주변인 중에 닮은 캐릭터가 있는지 찾아보는 활동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린 먼저 우리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져. 달콤한 불안 같은 거 말이야. 그런 다음 추억이 하나씩 생각나. 먼 길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비둘기처럼. 추억은 밤이면 꿈속에서 퍼덕이고 낮이면 우리와 함께 빙글빙글 돌며 날아다녀. 우린 너로에게 물어보고 음을 비교하고 그게 정말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오랫동안 잊고 있던 곳의 이름과 향기와 소리가 하나씩 돌아와서 손짓해.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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