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고 50페이지를 채 못 읽었을 때 왕증기의 <맛 좋은 삶>이 떠올랐다. 소개하는 지역이 다르고, 음식이 다르니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겨나갔다. 전작 <어제보다 나은 사람>을 읽으며 받았던 위로덕분인지 작가님의 새책이 기대되었다.

읽는 동안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등장하는 음식마다 ‘이건 먹어야해‘하면서 지도에 추가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수많은 음식을 봤는데 책장을 덮고난 뒤 머릿속에 남는 것은 두부와 만두였다. 작가님이 가장 사랑한 두 음식이라는 사실에 웃음이 났다. 대전의 두부와 부산의 만두는 정복하고 말리라.

나는 이런 취향을 가졌다는 입장이 보기 좋았다. 가끔 취미카페에서 논란이 되는 글들을 보게되는데 대개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것을 비하하는데서 갈등이 시작된다. 여러가지 맛을 접해보고 각자가 좋아하는 걸 선택하면 그만이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냉면논란에서도 사절이다.

후반부의 글은 여행 매거진 트래비(https://www.travie.com)에 실린 부분이 많았다. 최갑수 작가님을 검색해보니 여러 기사가 보였다. 같은 글이지만 사진과 식당정보가 자세하게 언급되어있어 참고하기 좋았다. 새로운 사이트를 알게 되어 반가웠다.

노포, 코스타노바, 사케잔 등에 대한 사색의 글도 소소한 울림이 있었다. 관찰자의 시선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본 모습이 따뜻하고 포근해 보였다. 그래서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더 잘 어울릴것만 같은 글이었다.

존재감이 분명한 맥주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기린 이치방이 제일 맛있다고 고집부리는 건 아니다. 그런 사소한 문제로 다투기 싫다. 평양냉면은 평양냉면이고 함흥냉면은 함흥냉면인 거다. 나는 기린 이치방이라는 취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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