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는 아빠의 권유에 따라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다. 쓰고 싶은 말도 없고, 느닷없이 재혼하는 아빠때문에 화가나있던 은유는 편지에 감정을 쏟아냈다. 그런데 1982년도의 국민학생 은유에게 답장을 받게 되면서 이들은 편지로 소통하게 된다. 국민학생 은유의 시간은 유난히 빠르게 전개되는데 나중에는 언니, 이모의 나이가 되어버린다. 이야기의 끝에 정체를 알게 되는데 예측 가능한 결말이었다.
편지나 라디오 등의 매개체를 통해 과거의 누군가와 소통한다는 설정은 내가 중학생일 때 한동안 유행했던 컨셉이었다.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편지가 거의 전부였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았다. 옛날에 봤던 영화들과 조금은 다른 이야기이길 바랬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그리고 가족 비밀이 해소되는 결론이 좀 상투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엔딩이 마음에 걸린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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