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와 암을 경험했다. 특히 암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인지하게 한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죽음에 이르는 다른 질병과는 다르다. 암진단을 받는다는 건 이전의 삶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당사자 뿐만 아니라 돌봄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의 삶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
보통의 질병수기와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질병의 극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시선이 옮겨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경험자의 말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암환자보다는 투병중인 사람의 주변인들이 먼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통제할 수 있는 것 이상이라는 말이 다양한 질병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야말로 정말 사소한 것이니 말이다.

아픈 사람이 그때껏 함께 살아온 자기 몸과 헤어질 때,또 돌봄을 주던 사람이 돌봄을 받던 사람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울 때 시간을 두고 충분히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충분히 애도한 후에야 한 사람은 상실을 통과하여 다른 편에 있는 삶을 발견할 수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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