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메르켈런은 신경학과 언어학 박사였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여자들만 직업을 잃었고, 손목에 단어 100개가 넘어가면 전류가 흐르는 카운터를 차게 되면서 불만을 가졌다. 대통령과 칼 코빈 목사는 성경을 자기들의 기호에 맞게 발췌해 국민들을 길들였다. 학교는 효과적인 교육장이었고 아이들은 정부의 방침에 적합한 사람으로 만들어나갔다.

집에서 네 아이의 엄마로 지낸지 1년이 지났는데 그녀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대통령의 형이 베르니케영역어 손상이 생겼는데 실어증 치료제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지만 딸 소니아와 뱃속에 있는 내연남의 아기는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랬다.

차별에 저항하지 않고 침묵하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려보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 같았다. 여자들의 손목에 채워진 단어 카운터는 과거에도, 지금도 유효한 통제 수단이다. ‘여자가‘라는 수식어를 붙인 말들은 남자에게 잘 쓰지 않는다. 그리고 빈도나 강도도 다르다. 낯설지 않은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앤딩이 아쉬웠다. 주인공의 외도와 임신이 계속 마음에 걸렸고, 묵직하고 속시원한 한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좀 더 신경썼더라면 더 좋은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침묵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을 주제로 한 비문학을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순종적인 여성과 여자아이들. 지금 나이 든 세대는 통제가 필요하지만, 결국 소니아 또래들이 그들의 아이를 가질 때쯤에는 칼목사의 바람대로 순수 여성과 순수 남성이 세상의 이치가 될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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