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즘에 대해 흥미가 생겨서 찾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위대한 개츠비>, <폭풍의 언덕>이 떠올랐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질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피해자들의 모습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기도취자는 자아를 연출하는데 탁월하다. 그런데 많은 부분을 왜곡하고 있고,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류의 사람들은 빠르게 파악하고 피하는게 상책이다.

나르시스트에 대한 분석은 참 좋았다. 다만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되는 듯한 느낌이 아쉬웠다. 심리학에서도 불교가 유행인건지 명상으로 도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마다 의욕이 떨어진다.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어도 감정적으로 착취하는 가해자들을 극복하기에는 핵심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글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상대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라던가, 감지할 수 있는 사인을 발견하는 데 페이지를 더 할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기도취자의 마법에 걸린 사람들은 그가 자신을 너무나 뻔한 일상으로부터 끌어올려줄 마법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구조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우리를 대신해주고,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는 다른 누군가를 원한다. 사랑받고 싶은 소망은 당연한 것이고,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살아나기 위해 엄마의 사랑에 의존해야 하는, 가장 어린 시절까지 돌이키게 만든다.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전형적인 자기도취자는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기 위해 그들의 깊은 소망을 활성화시키고, 그들의 바람직한 외면을 이용할 줄 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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