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명언이 주는 묵직한 울림을 좋아한다. 탁월한 한방에 대한 단상을 쓴 글인데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익숙한 명언이 주는 감동보다 해설이 더 좋았다. 신화, 문학, 대중문화 등을 종횡하는 데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진행하다가 책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삽화 덕분에 책장도 빠르게 넘어갔고 짧은 호흡이라 틈틈히 읽기 좋았다.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가 쓸모 있을 때, 그 언어는 장수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입안에서 입안으로 시대와 장소를 헤쳐나가면서 말 덩어리는 말 덩이가 된다. 게다가 입안에서 혀와 침의 작용을 받으면 그 말 덩이 주위에 덕지덕지 들러붙은 쓸모없는 말 딱지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말의 고갱이만 남는데, 이게 바로 명언이다. 말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그 뜻은 점차 풍성해지고, 그 말 고갱이에 나의 처지를 꿰여 가지고 놀 줄 아는 게 명언의 쓸모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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