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지원하는 강의 중 이 도시와 관련있는 어린 시절을 쓰는 수업이 있었다. 책으로 출간까지 도와준다고 해서 제안서를 써내려가다가 포기했다. 시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건 ‘우리 시가 이렇게 좋아요‘라는 톤의 홍보용으로 쓸게 뻔한데 나는 어린 시절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주변에 미군부대가 있어서 늘 소음에 시달렸고, 하루에 버스도 5-7대만 다녔기에 통학이 힘들었으며, 3대가 함께 살았기에 고부갈등의 긴장 속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면 인생을 더 살아봐야 하고, 어떤 고민과 결정을 내렸는지의 역사가 있어야 이 작업이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0 전후에 이런 작업을 많이 한다는데 어떤 식으로 써내려가는게 좋은지 수업을 못들은 나로서는 궁금해서 펼쳐보게 되었다. 현대사 속에서 이런 작업을 한다는 방식이 흥미로웠고, 가장 굵직한 현대사는 단연 IMF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에게는 코로나라는 시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80년대 이후의 현대사를 뒤적여봐야겠다.

강의 제목에 ‘현대사 속에‘라는 단서 조건이 왜 붙게 되었는지 잠시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단서를 붙인 이유는 이제부터 써내려 갈 자기 역사에서 단순히 ‘성공 과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시대가 어떠한 시대였는지를 의식하면서 자기 역사를 써보도록 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인간‘과 ‘자기 자신이 살아온 시대‘라는 두 가지 요소가 완전히 밀착된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로 동떨어진 관계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식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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