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 작가의 에세이가 읽고싶어 검색하다 눈에 띈 이 시집을 집어들었다.

<새봄>에서는 생명의 약동이 느껴진다. 씨앗이 발아할 때의 에너지는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화롯불 속에 있는 불씨의 가능성이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좋았다.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무언가가 여기에 있다.

<1945년 8월 15일>은 제목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다. 나가 아닌 우리를 선택한건 광복의 그 날에 마음이 모였기 때문이다. 누구의 손이나 잡고 싶었다는 말에 광복의 기쁨이 넘실댄다.

<고백>은 1행과 2행의 단어의 나열만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쟁취하기 전과 후의 단어가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화를 기대하던 이 시기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역사적 현실은 못내 아쉽다.

1945년 8월 15일/피천득

그때 그 얼굴들. 그 얼굴들은 기쁨이요, 흥분이었다. 그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보람이었다. 가슴에는 희망이요, 천한 욕심은 없었다. 누구나 정답고 믿음직스러웠다. 누구의 손이나 잡고 싶었다. 얼었던 심장이 녹고 막혔던 혈관이 뚫리는 것 같았다.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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