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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툰
버선버섯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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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은 건 재미가 있어서 하루만에 후다닥 읽고 책장에 고이 모셔놨는데

쓰게 되는 건 하도 바쁘다보니 거의 열흘 뒤였다.

나는 일상툰을 아주 좋아한다.

10대 때는 신나는 액션도 없고 짜릿한 긴박감도 없는데 무슨 재미로 볼까싶었는데

나이를 먹어선지 취향이 변해서 소소한 공감을 자아내는 일상툰이 재밌게 다가오더라.

<이십툰>은 고교 자퇴후 어른이 된 그녀의 일상을 그려냈단 점에서 조금 특별하다.

작가가 고등학교 자퇴 후 일을 일찍 시작한 편이다보니

따뜻한 그림체에 걸맞는 훈훈하고 따스한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의외로 어리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돈을 덜 받은 사연과 현실적인 문제에 시달려 불면증을 호소했던 에피소드들도 있다.

이십대하면 앞으로 펼쳐질 아름다운 청춘을 만끽할 것 같지만, 현실은 언제나 차갑고 냉정하다.

그리고 우리는 20대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마주한 현실의 차가움에 아파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 털고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십툰>은 어른이 되고 나면 펼쳐질 낭만과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20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손글씨로 직접 쓴 듯 정갈한 폰트도 좋았다.

그림 속 색감도 따뜻해서 보는 나도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고

작가님 동화 삽화같은거 하신다면 정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20대가 되고 막연한 목표나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던지라 사진을 찍었는데 아마 다들 한번쯤은

그래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자퇴한다면 흔히 다들 "막나가는 인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일상툰만 해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간 20대들이 가지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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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 불안과 분노, 꼬인 관계로 속이 시끄러운 사람을 위한 심리 수업
조우관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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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별 것 아닌 일에 짜증이 나고 신경이 곤두서서 남들이 하는 말도 쉬이 넘어가지 못하는 날이 있다. 바닥이 없는 늪 속을 헤매는 것처럼, 불안하고 예민한 나날이 쌓이고 쌓여서 침체된 나를 발견한 날이 있다. 이 책은 불안하고 우울한 밤을 보내는이들에게 의미있게 다가온다.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모두 어딘가 어린 아이인 채로 고정이 되어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심리상담가다. 요즘에 이런 부류의 #심리에세이가 많이 나오는 걸 보니 다들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낀다. 혹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거나.

이 책이 다른 심리에세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양한 상담사례를 제시했던 에세이들과는 다르게 이론적인 부분이 많다. 감정을 억눌러야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됐는지, 왜 불안하고 우울한지에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말한다.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는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구절이다. 울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제일 첫번째로 토해내는 감정이다. 그런데 커가면서 우리는 반대로 우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매몰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우리를 괴롭힌다. 그럴 때에는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보자. 한결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읽다보면 전문가에게 상담받는 느낌이 들어 저절로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목차가 많았는데 챕터가 짧아서 그런거같다. 그런데도 이론적으로 설명을 잘해줘서 읽기 편안했다.


소란하고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면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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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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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죽음"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면서도 "죽고난 후의 삶"과 "남겨진 사람들"에 관해 예리하고 섬세하게 썼다. 죽음은 더이상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정소현 작가는 이 단편선을 통해 여러가지 형태의 죽음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꺼려했던, "죽음"이란 소재를 직접 마주보게끔 한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됐지 않느냐고.


이 단편선에 나온 주인공들은 저마다 고통을 떠안으며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죽음을 눈 앞에 임박하고 죽는 것을 거절하고, 죽으려고 했으나 죽질 못했지만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고, 영겁의 시간동안 죽음 속에서 헤매거나,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며 뒤늦게 소중함을 깨닫기도 한다. 고통은 상실이기도 하고, 죄책감이자 미련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이 단편선은 삶을 사랑하지 않았으나 사랑을 쫓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자의가 됐든, 타의가 됐든.


책을 덮는 순간 죽음에 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가을밤처럼 서늘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곱씹으며 마음에 잔잔히 남는 책이다.


"나는 키스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따뜻함 속에서 죽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 방법을 알지 못했을 뿐이었다." - 어제의 일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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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 힘든 관계와 작별하고 홀가분해지는 심리 수업
일자 샌드 지음, 이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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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심리치료 전문가가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읽기 쉽고 재밌게 집필했다는 점이다. 시중에 파는 심리치료 에세이의 히트작 상당수가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내담자가 쓰는 에세이인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은 전문서적을 읽기엔 어렵고 내담자가 쓰는 에세이를 읽기엔 좀 더 자세하고 밀도 깊은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의 입맛에 딱인 책이다.


혹여 자신이 이미 전문가에게 외래진료(약물치료, 인지치료 등)를 통해 마음을 치료받고 있거나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으로 인간관계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인간관계가 서툴러 고민인 분들이라면 추천드린다.


필자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거두고 진솔한 인간관계를 맺고, 갈등이 생겼다면 나서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별을 해야 할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유를 듣고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해야 하는 법을 제시한다. 모든 인간관계는 '진솔함'이 중요하다. 단순히 친구와 친구 사이뿐 만이 아니라 형제자매 간에도, 가족 간에도, 부부간에도 '진솔함'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다. 그러지 않으면 갈등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서는 단절까지 가게 된다.


필자는 자신이 겪은 다양한 상담사례를 통해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남긴다. 상담 사례들은 각자 연인들 간 말싸움부터 시작해서 가정학대, 육아 방식 혹은 자식에게 영문도 모르고 의절을 당해 관계 회복을 원하는 사례까지도 다룬다.

책에 적힌 상담 사례들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어머니와 자식이 분리되지 못하고 융합되어 불편한 관계를 야기할 수도 있단 점이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방식으로 상대가 자기를 봐주고 이야기도 들어주길 바랍니다. p.98"


보통 상담에서도 다루기 힘든 문제로 꼽히는 것은 '가정'이다. 상담을 찾아온 내담자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돼서 힘들어하는 자녀들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얘기는 불편하다고 의사 표현을 할 것을 권유한다.


필자는 어머니 또한 자식을 다 안다고 자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것은 자식에 대한 오만이자 자식과 어머니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가정문제와 관련해서 더 다양한 사례(ex. 부모님이 했던 육아 방식이 싫어서 자식을 키울 때 정반대의 방식으로 했던 것 등)가 있으며 다른 인간관계에서 터지는 갈등들에 대해서도 소홀함 없이 세심하게 적혀져 있어 좋았다. '인간관계에 서투른 사람 전용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었다.


2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 필자가 말하는 것은 한결같다. 타인을 대할 때 진솔하고 친절하게 대할 것. 상처를 입었다면 자기 자신을 돌보고 언제나 나의 편을 들어줄 것. 만남과 이별을 거치고 우리는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서툴러 아직도 '어른이'로 남아있는 어른들에게 필자의 조언을 적는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당신은 이제 어른이 됐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만든 방어기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p.73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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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네 14 - 완결
마츠우라 다루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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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은 역시 명작. 과거에도 미래에도 아름다움에 관해 이토록 복잡하고 심층적이게 풀어낸 만화는 잘 없을거 같다. 마지막권은 무조건 사시길. 책 표지 벗겨내면 카사네가 본래 얼굴로 환하게 웃는장면이 있습니다. 카사네의 고단한 삶을 지켜본 독자라면 복잡한 감정을 느낄수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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