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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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했더라면, ~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지나간 삶을 아쉬워한다. 잘 못 된 선택 때문에 중요한 일을 그르쳐버린 것을, 일을 망치진 않았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을. 그리고 그때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지 한번쯤 상상해 보곤 한다. ~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가 아니라면. 하지만 현재 과학 수준을 봤을 때, 그 때로 되돌아가는 건 아무래도 살아 생전엔 힘들겠지 싶다. 그렇다면,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놔두고 새롭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젊은 날의 꿈을 되집어가는 노부로의 상상 속에서, 동경하던 회사에서 일하는 노부로의 모습은 현실과 다르게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이상적이다. 노부로와 함께 내가 원하는 삶을 상상해 보았다. 규율이나 돈, 지위 따위는 신경쓸 필요 없이 이상만을 추구해 나가는 삶. 현실적으론 이루기 힘들 그런 삶을 살고 싶어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이지만 앞서 적은 현실적인 가치를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현실에 만족하며, 만족하는 척 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노부로가 택시 기사로 일하게 된 것은 결코 불행의 시작이 아니다.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젊은 날로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은행원으로 남아있었다면 어쩌면 정년퇴직을 하고 노년을 맞을 때까지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흘러가는 대로만 살아가는 삶에 만족했을지도 모르니까. 은행원으로서의 삶을 짧게 끝내고 택시기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 보는 것이다.

 

 늦게나마 차선을 바꿔 방향을 꺾은 노부로의 앞길에 유채꽃밭이 가득 펼쳐져 있을지 또 다른 지루한 길만이 계속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인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거다.

 

 어쨌든,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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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손 도장 - 2010 대표에세이
최민자 외 49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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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가 50인 각자의 개성과 인생이 묻어나는 수필 50편. 50편의 글을 하나 하나 읽으며 한명 한명의 글쓴이와 인생을 나누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의 인생을 나누어 받았다. 그들 인생의 모든 것은 나누어 받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 일부만이라도 나우어 받으면서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은 어떤 세상을 겪었고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어렴풋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글을 쓴 분들의 글을 읽으며 아니, 그들의 삶을 읽으며 나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 것인가, 나는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세상을 안다고는 할 수 없는 어린 인생이라 타인의 삶은 물론 나의 삶조차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훗날 머리가 좀 크고 나면 문득 오늘 읽은 이야기가 떠오르며 '아, 이런 말이었구나' 하며 이해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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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도시 사라진 아이들 - 1995년 뉴베리 아너 선정도서
낸시 파머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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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뛰어난 머리? 강한 힘? 아니면 정보망?

밝은 귀, 멀리 보는 눈, 긴 팔, 세 탐정의 긴 여정의 시작은 돈을 벌어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원초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끝까지 추적을 포기하지 않은 건 암코끼리와 마스크 일당의 손아귀에서 아이들을 구하고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 때문이었다.

세 탐정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생김새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고 똑같이 상처를 입는다. 어떤 때는 너무나 무력하고 한심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따뜻한 마음씨와 곧은 신념을 지녔고 납치된 세 아이들과 짐바브웨를 구하기 위해서 죽음까지 불사한다. 이들은 만화책이나 영화에 나오는 무적의 영웅은 아니지만 그들 못지 않은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는 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마치카 장군의 세 아이들 텐다이, 리타, 쿠다 역시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들이다. 비록 온실에 갇힌 채로 자라 지하철 하나 제대로 탈 줄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일 때마다 재치 있는 행동으로 빠져나가고 도움 받을 곳을 찾아 떠도는 과정에서 어엿한 장군의 아이들로 성장한다.

아이들이 모험을 하면서 얻은 것은 ‘부모님 몰래 집을 나가면 안 된다.’라던가 ‘낯선 사람(동물)을 함부로 따라가면 안 된다’따위의 누구나 아는 단순한 교훈이 아니다. 모험을 하며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 나쁜 사람, 버림받은 사람, 순수한 사람, 전통을 지키는 사람, 간사한 사람, 겁 많은 사람, 용감한 사람, 자신들을 사랑하는 사람,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며 보낸 시간은 아이들을 한층 성장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짐바브웨는 실제론 아프리카의 작고 가난한 국가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2194년에는 첨단 기술이 발달해 집집마다 가사일을 돕는 로봇이 있고 날아 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모든 질병을 완벽하게 근절해 질병 사망자가 없는 첨단 도시로 묘사된다. 이런 첨단 도시는 아프리카의 전통과는 거리가 멀지만 짐바브웨의 사람들은 전통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찬양시를 읊어 마음을 치료해 주는 멜로워가 여전히 존재하고 선조의 혼령이 후손들을 보살펴 준다는 믿음도 간직하고 있으며 그들의 토속 신과 영매를 믿고 있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생활 양식도 많이 변했지만 전통을 버리지는 않은 것이다. 그들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성스러운 구역을 만들어 바깥 세상과 담을 쌓고 보호하기까지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전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약 200년 후 우리나라는 짐바브웨처럼 전통을 유지한 채 발전할 수 있을까? 책에서 묘사된 짐바브웨처럼 우리나라도 첨단 기술과 전통이 이상적으로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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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감성 - 기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시마 노부히코 지음, 이왕돈.송진명 옮김 / GenBook(젠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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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혹자는 이제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일본은 길고 긴 경제 불황을 겪었다. 하지만 그 불황 속에서도 새롭게  생겨나고 성장해 주식 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거대해진 기업들도 있다. 이런 기업들의 어떤 특별한 점이 장기적인 불황 속에서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게  도와주었던 걸까? 그 비법을 배우면 우리도 똑같이, 혹은 그보다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국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다소 분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경제나 산업-몇몇 분야는 제외하고-등의 측면에서 앞서 있는 일본은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실수를 똑같이 되풀이 할 수도 있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개인이나 기업 혹은 마을의 사례를 보고 고난을 해쳐나가는 법을 배워 다가올 위기를 피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21세기에 맞는 방식으로 새롭게 바꾸어 혁신을 이루어 낸 기업이나 개인의 사례 소개하고 있다. 

시마 노부히코가 말하는 21세기의 코드는 [감성]이다. 소비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고 needs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파악해낸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21세기의 주된 관심사인 환경, 안전, 건강, 여성, 노령화 등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사실을 일찌감치 파악한 기업들은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성향이 어떻게 변할지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남들이 시도하기 전에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자가 성공한다는 것이다.

다가올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떤 것이 될지는 그 누구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변화의 바람에 대비해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떻게 변하는지 예민하게 관찰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두어야 할 것이다. 배가 항구를 떠난 것도 모르고 허송세월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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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긍정의 기술
함현규 지음 / 빛과향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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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명한 사람은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편한대로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그 영향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해야만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무엇을 할 때마다 이것저것 신경써야 한다니 정말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 각종 처세술을 담고 있는 책을 펴내는 사람들이 있고 나날이 올라가는 책값에도 아랑곳않고 닥치는 대로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처세술을 가르치고는 책이긴 하지만 저자가 철학 박사인 때문인지 그 내용이 퍽 철학적이다. "이것은 나쁘니 이렇게 하고 저것은 어떻게 하라"고 직접적인 행동요령을 지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을 조심하라"며 경계하도록 일러주고 있다. 이런 방식은 나를 포함해 빠르고 명쾌한 해법을 원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에게는 난해하기만 하고 가까이 하기 힘들게 느껴진다.

 하지만 정말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남이 써놓은 해결법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신을 바꿀 수 있을지 깊게 생각해보고 스스로 깨우치는 편이 진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없이 눈으로만 슬쩍 읽고 받아들이는 것보다야 직접 고민해가며 얻은 결론이 훨씬 값지고 기억에도 오래 갈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짤막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200여 개의 격언을 하나하나 잘근잘근 곱씹으며 읽어나가면 내 정신세계도 한층 더 성숙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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