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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부르는 목소리 코칭
임유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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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 꿈만 같은, 아니 꿈도 꾸지 못할 얘기였다. 힘없고 가느다란 목소리를 가진 나는 언제나 주눅 든 존재였다. 조용한 곳에서 편한 상대와 담화를 나눌 때는 긴장도 안 하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해도 충분히 옆사람에게 말이 전해질 수 있으니 일생 생활을 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시끌벅적한 술자리에서나 발표를 위해 학우들 앞에 섰을 때의 내 목소리는 짐작컨대 그야말로 모기가 앵앵대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굳이 내 목소리를 녹음해 듣지 않아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그 사실을 내게 알려줬다. 그러면 나는 더욱 자신감을 잃게 되고, 점점 더 형편없는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내 목소리가 싫었다. 좋은 목소리를 갖고 싶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좋은 목소리를 갖기를 열망하면서도, 그리고 노력하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았다. 노력, 하고는 싶었다. 하지만 방법을 몰랐고, 도움을 청할 사람 또한 없었다. 결국 난 목소리를 바꾸고 싶다는 소망을 포기했다.

  그런데, 그 포기했던 소망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누구든 멋진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더듬거리는 목소리 때문에 어릴 때에는 학교 조차 가지 않으려 했다는 저자는, 나 같은 사람도 말로 벌어먹고 사는데 누군들 좋은 목소리를 갖지 못하겠느냐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있다.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훈련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말이다. 단어 하나하나에서 나를 도우려는 의지가 느껴지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정말 이렇게만 하면 나도 목소리를 바꿀 수 있겠구나.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시작하는 재능을 기준으로 본다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게 그게 중요한 걸까. 불공평하게 형편없는 목소리를 준 하늘을 원망하거나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하면 그걸로 되는 걸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지지 못한 게 있다면, 노력해서 얻으면 될 일이다. 낙담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예전엔 혼자였지만 지금은 친절한 멘토까지 곁에 있다. 그러니까. 이제는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좋은 목소리를 얻고 말겠다는 오늘의 다짐이 앞으로의 내 삶을 더욱 멋진 인생으로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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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의 아기고양이들 -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 나고 시리즈 2
모리 아자미노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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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  그 다음에 고양이, 또 고양이, 마지막으로 고양이. 보너스로 한 번 더 고양이. 이것으로 책 설명이 끝났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고양이만으로 가득찬 이 책은 펼쳐 들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우는 마법이 걸려있다. 어떤 생물이든 어릴 때 모습이 사랑스럽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 아기 고양이는 그중 단연 최고로 귀여운 생물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아기 고양이들의 세세한 표정까지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들을 보고 있다 보면 곧 바보같은 표정으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토끼, 기니피그 등 애완동물에서부터 돼지, 소, 닭, 염소 등 가축까지. 우리와 더불어 생활하는 모든 동물들을 우리는 전혀 위험하게 느끼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다 위협적인 존재라면 없애 버리든 가두어 놓든 어떤 식으로든 멀리 두려 했을 테니. 이미 멸종된 동물들이나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처럼 말이다. 위협적인 존재를 피하려 하는 것은 모든 생물의 본능이다. 살기 위한 본능. 

 고양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양이에게는 덩치도 크고 머릿수도 훨씬 많은 인간이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질 것이고 실제로 위해를 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길고양이들은, 때로는 집고양이 또한, 항상 사람을 경계하고 피해다닌다. 본능에 충실한 것이다.

 하지만 나고의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다. 나고의 고양이들은 오히려 길거리에서 배를 내놓고 낮잠을 즐기는 한편 사람에게 다가가 먹을 것을 달라고 응석을 부리기도 한다. 사람을 경계하기는 커녕 사람을 우호적인 존재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고양이조차 근심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마을.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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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불류 시불류 - 이외수의 비상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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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끝없이 이어져있는 계곡. 그 계곡물의 흐름을 따라 내가 걷고 있다. 한가한 걸음으로 아주 천천히. 목적지 같은 것 없이 그냥, 물을 보고 산을 보고 하늘을 보며 마냥 걷는 길. 그리고 내 앞에는 환갑 넘은 노인이 나보다 더 여유작작하게 걸어가고 있다. 말 없이 함께 걷기를 한 시간. 문득 어르신이 뒤돌아 한마디 하신다.

“처음으로 별을 오각뿔로 그린 사람은 누구일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 뒤로도 간격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이어진다. 그 중엔 소소한 삶의 이야기도 있고 세상에 대한 탄식도 있으며 한참 어린 나에게 이르는 충고가 있는가 하면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말도 있다. 그 말을 듣는 나는 미소를 짓다가 박장대소하기도 하고 한숨을 내쉬기도 하는 한편 크게 끄덕이기도 하며 옛 사랑을 떠올리고 가슴 아파하기도 한다.

노인의 말을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는 사이, 어느새 노인의 집에 도착했다.

“차나 한잔 하고 가게.”

나는 차 한 잔을 얻어 마시고 노인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혼자 가는 길이지만 발걸음은 오히려 더 가볍다.

이 책을 읽는 것이 얼추 이런 느낌이었다면 적절한 설명이 되었을까? 이외수 선생님과 나는 산길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살아온 삶을 나누었으며 앞으로의 꿈을 나누었다.

오늘 나눈 대화는 이런 저런 생각들로 뒤죽박죽이 되어 있던 내 머릿속을 맑게 해주었고, 꿈을 향해 나아갈 길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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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
리디 쌀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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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이 정도는 하루면 읽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 솔직히 다시 덮을 뻔했다. 과장 조금 많이 보태서 내 손바닥 만한 페이지에 무슨 글자가 이리도 빼곡히 적혀 있는지. 킹사이즈 햄버거 회장 토볼드의 복음서를 만드는 전기작가의 이야기라더니 진심으로 성경을 만들 계획이었던 것인지, 문단도 긴 데다가 인물들의 말까지 줄줄이 문단에 포함되어 있어서 읽기가 참 힘들었다.-심지어는 문단 하나가 한 페이지를 넘어 두 페이지 가까이 차지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70p. 쪽수까지 기억나네. 찾아 보면 더 있다.-

 게다가 천박한 회장 토볼드의 가볍고 투박한 말투와 고상한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의 말과 생각이 뒤섞여 누가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어디서 말이 끊어지고 장면이 바뀌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서술방식은 나로 하여금 수도 없이 책 읽기를 포기하고 싶도록 만들었다. 솔직히 뭐 이런 책이 다 있는가 싶었다. 그렇다고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을 포기한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에, 영어 지문을 해독하는 심정으로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해서 보고 또 보며 천천히 읽어나갔다.

 다행히도 어느 정도 독특한 서술방식에 익숙해지고 나니 그제서야 이 책의 진정한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결말에 다가가서는 책에 완전히 몰입되어 앞부분을 읽는 데 들인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잠깐 사이에 마지막까지 읽어냈다.

 사실 막판에 가서야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간 것은 망가져가는 토볼드의 꼴이 고소해서일지도 모른다. 토볼드는 경영자로서는 세계 최고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는 최악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오만하고 천박하며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혀 없고 경쟁자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남자 토볼드는, 모든 것을 가진 남자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철저한 외톨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토볼드를 마냥 고소해할 수만은 없는 것이, 그는 분명 최악의 인간이지만, 그가 하는 말은 –더럽더라도-진실이라는 점이다. 물론 소설에서의 과장이 많긴 하지만 세상의 가장 지저분한 현실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신의 복음서에 적으라며 떠벌리는 토볼드의 말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 살아볼 만한 썩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괜찮은 세상이라고 믿지만 필시 토볼드와 같은 끔직한 인물도 함께 살고 있을 터, 그들도 이 책을 꼭 한번쯤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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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호신술 -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들의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김현정 옮김 / 새로운제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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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며칠 전의 일이다. 군대에 있다가 휴가를 나온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 가볍게 한 잔 걸치고 PC방에 갔다. 밤이 깊도록 게임을 즐기다가 너무 졸려서 이제 더는 못 버디겠다 싶을 때쯤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러 갔는데 계산대에 앉아 잔돈을 거슬러 주는 남자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문제될 행동을 한 것이 없었기에 당당히 마주 바라보았는데, PC방을 나서려고 등을 돌리는 순간 남자가 시비를 걸어왔다.  

 "야, 너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

 당황하여 황망히 아니라고 부정하자 거친 욕설이 되돌아왔다.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 싸우는 것도 싫어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기에 화를 꾹 참고 얌전히 나오기는 했지만 불쾌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남자에게 내가 받은 것과 똑같은 모욕을 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분했고, 한편으론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이 정말 한심했다. 이 책을 손에 잡자마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탐독한 것은 이런 일이 있은 직후에 접했기 때문이었다. 

 '대화 호신술'이란 힘으로 상대방을 누르는 기술이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흘려보내거나 오히려 역으로 이용해서 무력화시키는 기술이다. 이것은 공격이 아닌 방어이므로 상대방도 나도 상처를 입지 않는다. 참으로 멋진 기술이다. 이 책에 나온 반박전략들의 가장 좋은 점은 실천하기 쉽다는 점이다. 현란한 언변을 구사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오랜 기간의 연습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정신만 잘 차리면 된다. 상대의 도발에 휩쓸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로 상대의 말을 흘려보낼 수 있는 간단한 몇 마디만 떠올려 낸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아니면 아예 여유있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가능하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었인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나는 상대방에게 쉽게 휩쓸려버려 거리를 두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에도 상대방이 나를 업신여긴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또 한 가지는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만약 격한 감정에 휩싸이기 이전에 상대방의 행동의 이유를 알아내려는 시도를 했더라면 오해를 풀고 웃으면서 해어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이제 더이상 언어적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마주칠 언어적 공격은 이번에 배운 반박전략을 하나씩 시험하기 위한 연습상대일 뿐이다. 

 "어디, 한번 공격해봐. 전부 피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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