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흙수저다.

지난 여름, 전기세가 무서워

에어컨도 두달 내내 총 14시간 틀었던,

그래도 에어컨 정도는 있는 행복한 흙수저다.

1등이나 최고가 되어 본 적은 없다.

늘 안타까운 2등이나

차라리 포기가 편안한 꼴등도 아니다.

<MBC 내 손안의 책>을 하면서도

방송을 본 이름모를 이들이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온다.

<왜 아무도 안보는 프로그램을 하세요?>

즉, 폼도 나고, 출연료도 많은

Otvn의 <비밀독서단>이나, <TV 책>에 출연하지 않냐는 것인데

그 건 아직 나의 능력이나 인지도가

섭외대상이 될 만큼 훌륭하지 않은 까닭이다.

물론, 재미있게 봐주시고, 칭찬해주시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난 내가 과대평가 될까 겁이 난다.

시간의 순서에 맞게,

운명의 흐름에 맞게

차곡차곡 노력만 할 뿐이다.

흙수저인 것도

아주 좋은 것은 아니나, 아주 절망적이지도 않다.

그냥,

흙수저라 고단해진 이마에

용기와 위로의 입맞춤을 해 줄 수 있는

조금 여유있는 흙수저이고 싶다.

그래서, 조명이나 로케이션 장소변경이나

출연료 문제나,

하물며 앞에 테이블 놓자는 말도

차마 못하고 있다. 상처가 될까봐.....​


<아메리카의 비극> 시아도어 드라이저 / 일신서적출판사

토크

/ 안녕하세요.

시아도어 드라이저의 <아메리카의 비극>을 가지고 오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좀 해주세요.

이 책은 1906년 킬레트 브라운 사건을 모델로 했는데요,

미국 공황이 시작되면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진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 가난한 전도사집에서 태어난 클라이드는

청교도적인 교육과는 달리

물질적인 욕망과 여자에 대한 본능이 반항처럼 커지는데,

우연히 사랑하는 로버타를 만나 임신까지 하지만,

상류계층의 손드라를 만나기 위해,

로버타를 버리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실수로 위험에 빠진 로버타를 구하지 않고

죽음에 이르게 하죠.

결국 클라이드는

부질없는 부와 명예를 가져보지도 못한 채,

사형을 당하고 마는데요,

작가는 환경과 본능에 지배되는 인간의 무력함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무책임하게 물질적 성공을 부채질만하는

자본주의 미국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 이 책을 쓴 시어도어 드라이저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요?

미국 자본가를 모델로 한 3부작

<자본가><거인>

그리고 사후에 발표된 <금욕주의자>와 더불어

그의 대표작으로 이 <아메리카의 비극>이 손꼽히고 있는데요 책이 출간된 당시

<현대 최고의 미국 소설>이라는 호평과 함께

그 당시 고가의 책값에도 불구하고

5만부이상이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 수상하진 못했지만 이 작품으로

미국 최초의 노벨상 후보까지 올랐는데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을 계기로 사회주의적인 사상을 드러내면서

죽기 5개월 전에는 공산당에 입당하기까지 합니다 .

, 클라이드는 죄가 없고

사회에 그 책임이 있다고 믿으면서

<아메리카의 비극>

미국 자본주의와 사회와 개인의 모순을

현대의 어두운 면으로 표현함으로써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견주기도 하는

시어도의 드라이저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이 소설을 세 번째 읽었는데요,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10대에는

클라이드의 범죄에 대해

청교도적인 윤리의 잣대로

그의 사형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구요 ,

사회생활에 지친 30대 중반에는

은근히 클라이드의 행동에 감정이입을 하며

클라이드가 손드라와 결혼해서 성공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다른 건 다 제치더라도,

클라이드라는 사람에 대한 연민,

즉 측은지심이 가장 큰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아마도 작가는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과

극복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면서도 물질 만능주의의 자본주의를 비판하기도 하는데요.

반면 그 와중에 희생된 인간애를 얘기하하고 있습니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짧은 이치를

긴 장편으로 설명하고 있는것이죠


/ 이 책을 추천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강남구청에서 요즘 1313이라는 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루에 30분 한달에 3권을 읽자라는 캠페인인데

얼마나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으면

저런 캠페인을 할까 생각도 드는데요.

사실 이 책은 하루에 30분 갖고는 택도 없지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읽어도 간편한 책만으로 지식의 편식만 취하는 사람들에게

1년에 이렇게 두꺼운 책으로

독서의 성취감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이고요.

또 하나는 요즘 자조적인 금수저 논란입니다

금수저 흙수저의 분리 기준은 바로 물질이지요.

물론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흙수저일텐데요

그렇다고 좌절과 분노로 일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살다보면 보장은 없지만

분명 오늘 보다 나은 수저를 물 기회는 많을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기회는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흙수저 여러분에게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클라이드처럼 비겁하고 비열한

흙수저의 마음으로 성공하려 하지 말고,

마음이라도 금수저로 살면서

보다 나은 내일을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젊은이의 양지>라는 이름의 영화로도 제작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영화와 소설을 잠깐 비교해 보자면 어떠한가요?

<젊은이의 양지>

<조지 스티븐슨> 감독의 아메리카 드림 시리즈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3부작에는 모두 원작이 있는데요

<쉐인>은 잭 쉐퍼가 원작이고

<자이언트> 역시 에드나 퍼버가 원작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 영화는 말이 많았었죠

클라이드의 죽음을 사회 탓으로 돌리는 설정에

많은 제작사들이 제작을 거부했고

파라마운트사가

클라이드의 물질적 욕망과 흥망성쇠에

초점이 맞춰있는 소설과 달리,

조지역의 <몽고메리 클리프트>,

안젤라 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앨리스 역의 <쉘리 윈터스>의 삼각관계에 치중하면서 겨우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원작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고,

스릴러와 법정 소설이 뒤섞인 사회소설이기에

드라이저는 몹시 화가 났다는 후문도 있지만,

우리에게 리즈 시절의 <리즈 테일러>와

우수에 찬 멋진 남자 <몽고메리 클리프트> 만으로도

책과는 또 다른 영화만의 완성도가 있는 것이죠

/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클라이드의 어머니는 손자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마음껏 기를 펴주게 해야지 내가 그 아이에게 해주었듯이

너무 기를 못펴게 하진 말자 > 라고 합니다.

이 말은 격려이자 경고로 들립니다.

애 기죽이지 말라는 교육이

점점 황폐하고 이기심으로 가득찬 사회를 만들고 있고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기죽어 살 필요도 없는 세상에서,

균형을 못잡고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

우리가 끊임없이 맞추고 살아가야 할 것은

물질과 정신의 균형, 이념과 사회의 밸런스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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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 보기드문 제대로 책읽을 줄 아는 분이네요 이런 고전은 지식인층도 잘 안읽는데

선이 2016-09-0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꺼운 책은 엄두가 안나서 피했는데, 3번이나 읽으셨다니 존경하고 따라해보고 싶에뇨

엔탑 2016-09-2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흙수저의 경계는 마음에 있는 거죠

현대 2016-09-3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고전적으로 지적이시네요

Any 2016-10-0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추천 블로그 찾다가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맥스 2016-10-0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평론까지 하심?

닥터최 2016-10-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평론까지

그분 2016-10-1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학평론이 이렇게 재미있는줄 몰랐네요

2017-01-0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다방

스피 2017-01-2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전의 재해석이 새롭네요

28 2017-09-01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에 도전

ska 2018-01-0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 책에 도전

헤드 2018-01-3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전에서 현대문학에 인디문학까지 정말 다채롭네요

정식 2018-04-20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책 엄청 좋아합니다 이건 아직

문주 2019-09-0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전에서 현대, 독립문학까지 정말 편견없는 트인 생각을 가진 혁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