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DMB <내 손안의 책>을 하면서
마음이 썩 편안하지 않은 것은
나의 모자란 능력과 강박증 탓일게다

10명 남짓하는 평론가님들과 함께 하는데
다른 분들에 비해 현저히 책 읽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책을 선정하는데도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것 같다
다른 분들은 2주만에 8권씩 녹화하는데
난 2달에 겨우 4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 허덕인다.
게다가, 다른 분들에 비해
내가 선정하는 책도 너무 두꺼워
제작진들도 힘들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분들처럼 짦고 가볍고 경쾌한 책을 선정해서
2주만에 8권씩 녹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내가 잘 용납이 안된다.
노인네 고집처럼, 민폐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별 고민없는 삶에
고민 하나도 썩 나쁘지 않은 손님이지만

고민의 기본은 괴로움이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영어제목은 동명이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책 <파이이야기>와는 달리

영어그대로 <라이프 오브 파이>로 소개 되었죠

<색계>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이안> 감독인

아카데미 감독상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기도 했는데,

다른 제목 때문에

영화의 원작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책은 인도 소년 파이가 가족과 캐나다를 가던중

오랑우탄 얼룩말 하이에나 호랑이와 함께 조난당했다가

작은 구명보트안에서 호랑이와 227일동안 지내면서

신과 사람과 세상에 대해 스스로 깨우쳐가는

일종의 어른들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저자인 얀 마텔은 이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도에 머물며

동물과 종교 등을 조사하러 다녔다고 하던데,

왜 인도여야 했을까요?


모든 여행은 인도에서 끝이 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만큼, 인도는 지치고 힘든 현대인에게는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익숙하게 만드는 곳인데요


작가 얀마텔도 계속되는 책의 실패로

남들처럼 무작정 인도로 떠났다가,

이슬람, 힌두, 기독교 천주교등이 혼재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사람과 신과 사랑에 대한 원초적 기능을

가장 여유롭게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인도라 깨달았던 거죠

인생의 철학이나 지혜를 그저 배우지 않고

그냥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원래 쓰려던 포루투칼에 관련하 책을 쓰지않고

파이 이야기로 성공한 것은

책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생각과 힐링의 나라,

인도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기존의 부커상 수상작들이

독자들의 큰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파이 이야기]는 전 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들을 감동시켰는데요,

이 책을 추천하신 이유도 비슷할 것 같은데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1969년에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상, 콩쿠르상과 함께

3대 문학상인데요

영어로 출간된 책을 상대로 하는 것이며,

최근에는 맨부커상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로이의 <작은것들의 신>, 애드우드의 <눈먼 암살자> 등이

이 상을 받았는데

영미권에서는 제법 큰 인기를 얻은 상입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부커상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바로 이 <파이 이야기>인데요.


1,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소설과는 달리

교훈을 강압하지 않는 다는 것이죠.

작가는 인터뷰를 하는 느낌으로 자신의 감정은 드러내지 않고,

오직 에피소드 전달에만 힘을 쏟는데요.

이런 에피소드로

독자들이 자유롭게 지혜를 깨우치도록 방관하는 것이죠

이 것이 독자들과 소통이란 측면에서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또 지식강박증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닌 듯,

동물이나 소년을 등장 시켜 성장기 동화같은 느낌을 주면서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게다가 로빈슨 크루소, 백경, 노인과 바다, 캐스트어웨이처럼

스스로 몸으로 부딪혀 깨우쳐 가는 생존의 지혜는

세월이 지나도 영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흥미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파이 이야기]는 무엇에 관한 소설인가?”라는 질문에

정말 다양한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선생님은 파이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정말 다양한 답이 나오겠죠.

동물은 진짜 동물이 아니라,

사회속에 있는 약육강식의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리차드 파커는 주인공 파이일수도 있으면서,

세상의 모든 신일 수도 있습니다 .

읽는 독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수 있는데요


저는 이 소설은 사람에 대한 소설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사람 인자를 보면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기대 서있는 모습이죠?

각박하게 돌아가는 경쟁사회에서

성공이 사람보다 앞선 지금,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의 소중함을 소구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듭니다

자신을 해칠 수 있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의 존재 자체도

자신이 살아가면서 고난을 버틸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작가는 전달하면서,

조금은 사람들이

사람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갖도록 하지 않았나 싶네요


/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작가는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 전반에 걸쳐 얘기해주고 있는데요 ,

눈먼 프랑스 조난자를 만났을 때도

<우린 둘이다 그게 소중한거다>

라고 서로 위로하기도 합니다.

동료끼리는 쉽게 할 수 있는 얘기일수도 있지만,

자신의 적이며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를 길들이면서 하는 얘기인데요

<절망은 호랑이보다 훨씬 무서운 것 아닌가

내가 아직도 살 의지를 갖고 있다면

그 것은 리차드 파커 덕분이다>

리차드 파커를 통한 사람에 대한

절대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구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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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보기엔 상업적이지않은 내 손안의 책의 질을 높이시는 분인 것 같던데여 이혁준님때문에 챙겨보는데 2주에 8권은 그저 방송 많이 나와 이름 알리려는 얄팍한 상술이 드러나보이던데, 대중을 생각하시는 분은 이혁준님이 맞습니다

하이 2016-06-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명한 소설이지만 이혁준님의 평을 곁들이니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벌동 2016-06-1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의 원작이 있었군요 읽고 싶어요

더쇼 2016-06-1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이 이야기 가 라이프 오브 파이였네

선근 2016-06-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가 너무 유명해서 원작도 읽어보고 싶다

닥터심 2016-07-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영화로만 봤는데 책도 봐야겠네요

2016-07-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이 이야기가 부커상 원작이었구나

상문 2016-07-25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추천 영화 거의 다봤습니다 추천 도서도 이혁준 평론가님이 한 거 꼭 읽고 싶네요

알파 2016-08-0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재미있어 영화는 보고 책은 안봤는데 이혁준님덕분에 책 주문했습니다

엔탑 2016-09-2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를 많이 봤었는데 책도 다른 맬력이 있는것 가타요

현대 2016-09-3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것도 원작? 점점 이혁준 님의 말씀이 재미있어지네요

맥스 2016-10-0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맜이는 점심같이 글이 재미있어요

포텐 2017-12-3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손안의책 왜 안하죠?

헤드 2018-01-31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중성과 예술성의 완벽한 조합

평창 2018-05-2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은 읽엇는데 새로운 해석이네요

조셉 2019-08-2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 손안의 책 아직 많이 남으셨죠? 다른 책 프로그램에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2019-09-25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둘의 소중함을 언제 우리는 깨달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