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이 종(終)치기 전에 바뀌어야 할 여섯 가지

 

제 52회 대종상이 남녀 주, 조연 후보를 비롯하여

많은 감독들의 불참으로,

​그나마 위태롭게 간신히 유지했던 권위를

완벽하게 잃고 말았다.

​예전부터, 영화인들의 독선적인 자존심, 우월적 이기심과

대종상의 신뢰 추락으로 말미암아

유독 대리수상이 많았던,

​졸속 행사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그 첫 번째는 대종상을 주관하는 사단법인 한국 영화인 총연합회와

심사 시스템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주관했던 악습을 떨쳐버리지 못한 결과로,

​소위 영화계 윗분들의 보수적이고 독단적인 입김이

한 몫 작용했기 때문이다.

​

사실 그 동안 석연치 않은 수상이나 파행은 심심치 않게 있었다.

1996년 제34회에서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이

개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기부 제작이라는 후광을 입고

최우수 작품상등 주요부문을 휩쓸어 논란이 일었고,

2009년엔 뜬금없이 <장나라>주연의 <하늘과 바다>가

누군가의 입김으로 주요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다.

​

그뿐이랴?

2011년엔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써니>의 심은경이

미국 유학으로 불참을 알려오자,

​당일 아침에 후보에서 삭제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해외에서 수상과 인정을 받았던 <씨받이>의 강수연,

<마더>의 김혜자,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까지

모두 대종상은 외면했다.

​대중성을 지향하는 것인지, 작품성을 위주로 하는 것인지,

​도대체가 색깔도 없고 기준도 없는 돈만 낭비하는

볼썽 사나운 행사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보수적인 대종상 조직위원회의

조근우의 <불참자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자충수에

책임을 전가하기엔,

​그 동안 배우나 감독들의 행태도 정당하지 않다.

​영화가 개봉하면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많이 사랑해주세요>등등 온갖 알랑방귀는 다 떨더니만,

​정작 대중이 가장 기다리는 대종상은

자기들만의 가치관으로 대리수상을 일삼아왔다.

​일종의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간계한 술책으로 대중을 기만한 것이다.

​돈과 인기를 위해서는 그렇게 적극적이더니,

​대종상과 상관없이 공식적으로 팬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는

완전 무시하는 행태는

벌써 오래 전부터 모든 시상식에 악습으로 전통이 되었다.

 

대종상은 변해야 한다.

첫 번째, 배우, 감독, 영화인은 이 대종상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

​대중임을 명심해야 한다.

​영화인의 축제가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대중의 축제임을 잊지 말고,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

​그 동안 부와 명예를 안긴 대중에게,

​잠시 자신들의 이해타산은 접어두고,

​고마운 마음으로 팬 서비스에 임해야 할 것이다.

​

​두 번째, 아카데미처럼 대종상의 상금을 없애야 한다.

​이는 격려금도 상금도 아닌, 대종상의 질을 떨어뜨리고,

​많은 부조리를 키워내는 원천이 되고 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열악하게 열정페이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에게

멋진 턱시도와 드레스로 옷 한 벌씩 해주고,

​대종상에서 영화인의 긍지를 만들어 내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

​

​세 번째, 대종상 일정은 미리 1년전부터 공표를 해서,

​스케줄로 참석 못하는 배우들의 핑계를 원천봉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참하는 배우는 대종상에서 벌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재판하게 놔두면 되는 것이다.

​

​네 번째, 심사 기준의 논란을 어느 정도는 잠재워야 한다.

​아카데미처럼 5000명이 넘는 영화 스태프들이 안 된다면,

​영화계와 이해득실이 없는 영화에 안목이 있는 문화계 인사를 영입하고,

​전문성이 문제가 된다면,

​대중의 투표로 심사위원을 선출하면 된다.

​히틀러, IS처럼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심사는

영화인은 물론, 더 이상 대중들의 공감대를 살 수 없는 것이다.

​

​다섯 번째, 배우들은 <상을 탈 가능성이 있어야만 간다>는

개도 안 물어갈 자존심은 버려야 할 것이다.

​대종상에서 조차 스타병을 발휘할 이유는 없다.

​영화인의 축제로 박수를 쳐 주는 것이 목적이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 해 동안 사랑해 준 대중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보답이 바로 대종상인 것이다.

​대중들의 오래 된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여섯 번째, 대중들은 TV 방송이나, 시상식 제작비를

헛되게 쓴 영화인들을 용서하면 안 된다.

​이제 심판의 칼을 뽑을 때다.

​더 이상 참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 들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건,

​대중들이 십시일반 모은 쌈지 돈인 것이다.

​타당한 이유 없이 시상식에 불참하는

불성실한 배우나 감독의 영화는 질타와 불매운동으로

철저히 대중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 때다.

한국영화 관객이 1억명이 넘었다고 한다.

​툭하면 천만 배우, 천만 영화가 탄생한다.

​그런데, 원래부터 영화인 자신들이 대중을 가르치려는

엘리트 의식과 오만함, 부정부패로

지네들끼리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다.

​영화인들은 천만을 배신하고, 1억명의 돈을 횡령한 것이고,

​공개적으로 대종상에서 그 치부를 다 드러냈다.

​정말 다른 해외 영화제처럼

명예만으로도 가슴 뿌듯한 영화 시상식을

우리는 52년이 지나도 갖지 못하는 것일까?

​오늘 예매한 한국영화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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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2015-12-1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인들이 꼭 봐야 할 바이블이네요 저도 한국영화 당분간 안볼려구요

gml 2015-12-1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영화계나 정부나 기업에 보내야 하나? 국회에 보내야 하나? 오만한 영화계나 부조리한 영화계나 이제 신물이 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한국영화의 부흥을 끌어왔는데, 전부 다 자기만 잘난 줄 알고 설치는지 재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냉철한 판단이 역시 다른 평론가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트리오 2015-12-1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은 살렸으면 좋겠지만 이대로는 없애는게 나은 것 같다 님이 대종상 조직위로 들어가시면 살릴 것 같습니다

루팡 2015-12-1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일하게 배우들의 모습을 공식적으로 볼 수 있는 대종상을 영화계와 배우들이 자기들 감정 싸움으로 대중을 무시한 꼴이 되었죠 각성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성인 2015-12-1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여섯가지만 바뀌어도 대종상은 재탄생할 수 있겠네욧

24 2016-01-0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 정말 개판입니다 선생님의 말씀 좀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폐지는 반대

sad 2016-01-0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 완전 개판 그래서 슬퍼요

엔탑 2016-02-2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 없애는 것이 체면 구기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돈이 아깝다 차라리 그 돈으로 영화인들 복지에 써라

빠름 2016-04-19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잊었던 반성을 깨우치게 하네요

하이 2016-06-12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의 관심사의 끝은 어디인가요? 거기다가 바른 충고까지

엔 2016-07-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나라에 진정한 시상식은 없다

알파 2016-08-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늘 욕은 하는 것 같지만 그 밑에는 애정이 많다는 걸 알수 있어요 진정한 사랑의 매

엔탑 2016-09-2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ㅅ상 재미없서진지 오래

맥스 2016-10-0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론가님의 용기가 보입니다 대종상도 어찌보면 거대 기득권자인데

포텐 2017-12-30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은 이제 그만....

ska 2018-01-0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대종상은 이제 그만

헤드 2018-01-3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종쳤네 종쳤어 대종상

평창 2018-05-23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 이젠 유명무실해졌죠

조셉 2019-08-2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 아직도 있나요?

문주 2019-09-06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 대종상 이제 그만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