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인생의 정규직을 위한 지침서
별 4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은
예매율 2위를 오랜 기간 지켜왔다.
영화<마션>에, <사도>등 이슈가 되는 영화에 밀려
단 한 번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영화들이 반짝 유행을 만들어 내고 떨어질 때도
묵묵히 오랜 기간 2위를 고수 한 것이다.
국내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으며
<로버드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 명성에 누가 될 정도로
상영관조차 적었으나,
대중들의 입소문으로 상영관을 늘리는 역주행을 한 것이다.
이 것이 바로 대중의 힘이자,
문화의 주인인 대중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은 격이다.
선 굵은 연기로 주연,조 연, 단역이든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로버트 드니로>의 차분한 연기는
안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상처(喪妻)를 한 후,
해외 여행이 일상사가 되어 버린 <벤>(로버트 드니로)은
경제적으로 그리 어렵지도 않은데,
기업 이미지를 위한 시니어 인턴에 응모,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아쉬울 것 없이 남은 여생을 편하게 즐길 일만 남았던 벤에게,
<인턴>은 인생의 끝없는 숙제,
<어울림과 소통> 속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일종의 의무사항처럼 보인다.
요즘 고속으로 승진하거나 성공한 젊은이답게,
일밖에 모르며 가족을 가져도 1인가구처럼 행동하는 줄스는
느리고 차분한 벤이 못마땅하지만,
점차 그의 몸에 배인 <배려>에
잊고 있었던 사람 존중을 깨닫는다.
극렬하게 화도 내지 않고, 과장되게 웃지도 않지만
<로버트 드니로>의 정제된 연기는,
극중 벤처럼 아주 잘 정제되고 깨끗한 물처럼 무자극으로 스며든다.
세상풍파를 다 이기고 난 후,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오른 반(半) 석가 같은 연기에
두 엄지가 척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회사 내 마사지사인 <피오나>(르네 루소)와의 첫 데이트가
친구의 장례식임에도 그는 놀라울 정도로 무덤덤하게,
슬픈 장례식마저 일상사를 만든다.
자신을 무시하며 아무 일도 주지 않는 <줄스>에게는
아무도 건들지 않았던 쓰레기를 치우면서 칭찬을 듣게 되는데도.
<배려>를 보여준 것뿐이라며,
노련한 인턴은 쑥스러워 하지도, 과하게 기뻐하지도 않고
슬쩍 미소를 지을 뿐이다.
하지만, 주름진 그의 미소에는
비로서 사람들의 사이의 당연한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어른의 뿌듯함으로 표현되었다.
또, <피오나>(르네 루소)의 마사지에
잊었던 자존감처럼 부풀어 오른 신체의 변화와
그 걸 신문으로 가려주는 젊은 동료들의 에피소드는
상큼한 성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최적화 되어있었다.
<로버트 드니로>가 중심을 잡고,
젊은 연기자가 받쳐주는 연기 앙상블의 최고점이다.
<앤 해서웨이> 역시 만만치 않다.
<죽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묻히고 싶자 않다>라는
외로움을 표현할 때도,
연기가 아닌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지친 어조로 대사를 하고,
남편의 외도를 용서할 때도
곡(哭)이 아닌 읍(泣)으로 처리하는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낸시 마이어스>는 여성 감독이면서
중년 남성의 심리와 남녀노소 세대간의 조화와 균형으로
늘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어낸다
<스티브 마틴>의 <신부의 아버지>가 그랬고
<잭 니콜슨>의 <사랑을 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도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으며,
<인턴>에서는 이제는 돌아와 누님같이 생긴 관조의 미를 만들어 냈다.
단언컨대, 가족영화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일상사로 만드는 평정심 가득한 그의 시선을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라면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생일파티> <결혼식> <돌잔치><장례식> 순 일 것이다
이 모든 걸, 감정의 기복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마도 경험의 수치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모자라지만,
또 버릴 것도 없는 경험을 갖고 있다는 단순의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극 중 <프로이드>의
<사랑하고 일하며,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은 전부다>라는 말처럼
벤에게는 일이 없었고, 줄스에게는 사랑이 없었기에,
그 들은 삶에서 조금 씩은 비어 있었다.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 주는 행위,
<배려>란 말로 정의할 수 있는 이 감정이
어쩌면 평생 지켜야 할 의무이자 책임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인생을 가볍고 짧게 <인턴>으로 살지 않고,
비로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정규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죽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 묻히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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