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인생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
별 4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코어 타겟이 어린이로 규정을 짓는 고질적인 영화 홍보가 문제다.
어린이 관객까지 흥행의 요소로 삼으려는 욕심인지,
아니면, 어차피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는 어른들은
<잡힌 물고기>라 무시하는 것일 게다.
홍보만 믿고, 애니메이션이라는 선입관으로
종종 훌륭한 어른 애니메이션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인사이드 아웃> 역시, 입소문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면
놓칠 수 있었던 영화지만,
<업>의 휴머니즘 적 잔상과 함께 관람의 행운이 함께 했다.
<어른들에게 철들지 마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감독 <피터 닥터>의 애니메이션은
사실 어떤 철학 입문서보다 심오하거나 복잡하진 않지만,
영화 <업>부터 단단한 심장을 녹여내는 감동이 있다.
다들 알지만, 잊고 사는 것들.
꼭 해야 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이
아주 쉽고 간단하게 큰 파장으로 머리를 흔들어 낸다.
<뒤집는다>는 뜻의 <인사이드 아웃>은
홍보가 잘되는 유명배우의 더빙 없이도 수개월 롱런을 하고 있다.
감독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라는
진리를 꿰뚫은 듯,
많은 것을 배제하고 살아온 어른들의 성찰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에도 사람의 감정과 타인과의 관계, 인격형성을
다섯 가지 감정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쁨, 슬픔, 까칠함, 소심함, 그리고 분노인데,
이 모든 감정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참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메시지를
동화스럽게 구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근본적인 원칙은 우리 모두가 아는 정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경쟁사회에서 감정표현은
남에게 패를 들키는 패배의 원인이기에
기쁨은 숨기고, 슬픔은 억누른다.
마음대로 기쁨을 표현하면 성직자가 아닌 이상,
가벼운 사람으로 치부되기 쉽고,
슬픔을 표현하면 자존심이 다친다고 생각하고
남들은 얕잡아보기 일쑤다.
따라서,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 가슴속에서<슬픔>과 <기쁨>은 가출해 버리고 만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로지 허세의 까칠함과 비굴한 소심함, 그리고, 공격성의 분노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아직, 슬픔이나 기쁨을 소환하기에는
이 사회가 도저히 틈을 주지 못할 정도로
1등 위주의 사회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돌아오기 힘든 기쁨과 슬픔의 조력자로
<빙봉>이라는 어린 시절의 가상의 친구를 등장 시킨다.
자의적으로 <젓가락행진곡>이외에는 다 지워버린 핵심기억처럼,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람다움,
<빙봉>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쉴 새 없이 앞으로 전진만 하게 되는 세상에서,
<빙봉>은 잠시 뒤를 돌아보며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상징적 캐릭터 인 것이다.
감독은 <빙봉>의 존재를 자각시키면서
마지막 자막에<철들지 마라>며 역설적인 교훈을 슬쩍 끼워 놓았다.
이 말은 철부지로 살란 말이 아니다.
잊어버리지 않을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어른들을 위한 자각의 기회를 말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불모지인 우리 나라에서,
성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무조건 벗기고 섹시해야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추종하는 지금,
영화제작자들의 편협한 가치관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도 생각을 뒤집어야 하듯,
지금 지루하고 지친 인생을 뒤집고 싶다면,
<인사이드 아웃>으로
잃어버렸던 눈물을 훔치고, 억누른 기쁨을 만끽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워놓은, 어린 시절, 그림 일기를 꺼내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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