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 에이미 포엘러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인사이드 아웃-인생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

별 4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코어 타겟이 어린이로 규정을 짓는 고질적인 영화 홍보가 문제다.

​어린이 관객까지 흥행의 요소로 삼으려는 욕심인지,

​아니면, 어차피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는 어른들은

<잡힌 물고기>라 무시하는 것일 게다.

홍보만 믿고, 애니메이션이라는 선입관으로

종종 훌륭한 어른 애니메이션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인사이드 아웃> 역시, 입소문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면

놓칠 수 있었던 영화지만,

<업>의 휴머니즘 적 잔상과 함께 관람의 행운이 함께 했다.

<어른들에게 철들지 마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감독 <피터 닥터>의 애니메이션은

사실 어떤 철학 입문서보다 심오하거나 복잡하진 않지만,

​영화 <업>부터 단단한 심장을 녹여내는 감동이 있다.

​다들 알지만, ​잊고 사는 것들.

​꼭 해야 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이

아주 쉽고 간단하게 큰 파장으로 머리를 흔들어 낸다.

 

<뒤집는다>는 뜻의 <인사이드 아웃>은

홍보가 잘되는 유명배우의 더빙 없이도 수개월 롱런을 하고 있다.

​감독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라는

진리를 꿰뚫은 듯,

​많은 것을 배제하고 살아온 어른들의 성찰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에도 사람의 감정과 타인과의 관계, 인격형성을

다섯 가지 감정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쁨, 슬픔, 까칠함, 소심함, 그리고 분노인데,

​이 모든 감정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참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메시지를

동화스럽게 구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근본적인 원칙은 우리 모두가 아는 정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경쟁사회에서 감정표현은

남에게 패를 들키는 패배의 원인이기에

기쁨은 숨기고, 슬픔은 억누른다.

​마음대로 기쁨을 표현하면 성직자가 아닌 이상,

​가벼운 사람으로 치부되기 쉽고,

​슬픔을 표현하면 자존심이 다친다고 생각하고

남들은 얕잡아보기 일쑤다.

​따라서,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 가슴속에서 <슬픔>과 <기쁨>은 가출해 버리고 만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로지 허세의 까칠함과 비굴한 소심함, 그리고, 공격성의 분노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아직, 슬픔이나 기쁨을 소환하기에는

이 사회가 도저히 틈을 주지 못할 정도로

1등 위주의 사회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돌아오기 힘든 기쁨과 슬픔의 조력자로

<빙봉>이라는 어린 시절의 가상의 친구를 등장 시킨다.

​자의적으로 <젓가락행진곡>이외에는 다 지워버린 핵심기억처럼,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람다움,

<빙봉>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쉴 새 없이 앞으로 전진만 하게 되는 세상에서,

<빙봉>은 잠시 뒤를 돌아보며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상징적 캐릭터 인 것이다.

 

감독은 <빙봉>의 존재를 자각시키면서

마지막 자막에 <철들지 마라>며 역설적인 교훈을 슬쩍 끼워 놓았다.

​이 말은 철부지로 살란 말이 아니다.

​잊어버리지 않을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어른들을 위한 자각의 기회를 말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불모지인 우리 나라에서,

​성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무조건 벗기고 섹시해야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추종하는 지금,

​영화제작자들의 편협한 가치관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도 생각을 뒤집어야 하듯,

​지금 지루하고 지친 인생을 뒤집고 싶다면,

<인사이드 아웃>으로

잃어버렸던 눈물을 훔치고, 억누른 기쁨을 만끽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워놓은, 어린 시절, 그림 일기를 꺼내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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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5-08-26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참, 영화평론만 하지 마시고, 영화시사회나 감상회등 적극적인 활동 부탁드려요

루팡 2015-09-17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의 글을 읽고 다시 보니 새롭게 보입니다

뮤지컬매니아 2015-09-18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흥미로운 분이시네 준수오빠 글 따라오다가 우연히 왔는데 재미있네요 글도 사람도 자주 올께요

파빌 2015-09-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젠 바르고 평범한 것이 특이한 세상인데 선생님이 슬프게도 특히하신 분이네요 슬픔과 기쁨없이 분노와 까칠과 소심으로 산다는 말 정말 가슴깊이 박혔습니다

연대기 2016-01-3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분노와 까칠과 소심만 있는 세상이 참

점 2016-02-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를 평하는 시각에도 공평하고 따뜻하고 독특하고 선생 잘될거야

엔 2016-07-0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화영화까지 대단하심

맥스 2016-10-04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화 영화도 이렇게 명작이 된다는 것에 놀라움. 이혁준 평론가님 말처럼 분노와 까칠만 있는 날 발견

포텐 2017-12-30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동진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공감있는 평론입니다

헤드 2018-01-31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인적으로는 이동진보다 나은 듯

문화 2018-05-2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평론가가 색깔이 있지만, 이동진보다 재미있고, 허지웅보다 깊네요 공감대는 대중과 가장 많이 있고 보고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