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 – 시나리오는 루퍼, 연출은 루저.

-별 2개 반

<Looper>의 사전적 의미는 고리를 거는 사람이다.

동사 <Loop>에는 연결한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적으로 <Looping>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반복된다는 뜻도 갖고 있다.

즉, 연결을 하는 사람은 끊을 수도 있다는 반어적인 의미에서,

미래에서 온 사람의 인연을 끊는

살인 청부업자의 직업이 <Looper>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있는 SF는 언제나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곤 한다.

심리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의 공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은,

마치 점쟁이나 무당, 예언자를 찾아 가듯,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고 하는 헛된 욕망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초 대박 히트를 쳤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터미네어터(1984)>이후,

   <타임머신>을 이용한 수많은 영화가 등장했고,

   그 중에서도, <마이클 J 폭스>의 <백투더 퓨쳐(1985)> 같은

   가벼운 액션물 보다는,

    새로운 SF 느와르를 전개하는

    <해리슨 포드>의 <블레이드 런너(1982)>,

     <인셉션> <소스코드>처럼,

    문명의 발전과 인간적 고뇌의 통찰을 드라마로 엮은

     조금은 어두운 영화가 오래도록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가벼운 SF물은 그냥  현실성 없는 오락 영화로 치부하지만,

     후자의 경우,

     관객들로 하여금<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서 온 나를 제거한다>는 아이디어는

대중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터미네이터>의 가장 큰 무기인 <타임 머신>을

응용하고 발전시킨, 근래에 드문 똑똑한 영화적 컨셉인 것이다.

거기다, 점점 다양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는 <조셉 고든 래빗>과,

백전노장 <브루스 윌리스>의 조합은

흥행의 메인 요소로도 충분했다.

둘 다 이런 SF 물에서는

거의 실패를 보지 않은 연기자였고,

관객들은 단순히 오락물이 아닌,

휴머니즘적 감동의 블록 버스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극장의 빈 좌석만큼이나,

영화의 허술한 점은 여기 저기서 손을 들고 나타난다.

미래에서 현재로 오는 장면을 애기하자면,

너른 들판에 거적대기 하나를 깔아 놓은 것부터,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누드를 기대했던 관객에게

첫 번 째 실망을 안겨준다.

기대했던 대규모 추격 장면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항공 촬영 하나 없는 것은 물론,

 볼만한 액션 장면도 눈씻고 찾아 볼 수 없었다.

미래의 <레인 메이커>인 <시드(피어스 가뇽)>의 집 앞에

영화적으로 찍기 좋은 그렇게 넓은 수수밭이 있는데도 말이다.

조의 동료인 <세스(폴 다노)>의

날아 다니는 오토바이라도 없었더라면,

감히 SF물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인 것이다.

 

장면의 시퀀스면에서도 무엇 하나 기억 나는 것이 없다.

미래의 잔인한 보스 <레인 메이커>를 죽여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려는 <미래의 조(브루스 윌리스)>와

<루퍼>로서 <현재의 조(조셉 고든 래빗)>과

처음 마주 앉게 되는, 비중있는 레스토랑 장면에서도,

긴장감은 커녕, 단순한 화면 구성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인간의 고뇌에 대한 통찰력에서도

 감독의 연출부족은 여실히 느껴진다.

부랑자를 아무 거리낌없이 총으로 쏴 죽이는 스쿨버스의 운전사나,

결국 미래를 바꾸기 위해 기꺼이 한 몸 희생하는

주인공의 살신성인(殺身成仁)으로 영화의 주제가 끝나는 것 이외에는,

<레인 메이커>로 지목된 아이들을 죽이면서

괴로워하는 <미래의 조>의 인간적 고뇌라던가,

아들 <시드>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 <사라(에밀리 블런트)>의 애틋함은,

관객이 호흡하기엔 너무나도 짧고 숨가쁜 전개였다.

아무래도 경험 없는 감독 <라이언 존슨>이 과한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은 것을 대중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영화를 망친 듯한 느낌이다.

현재의 조는 왜 프랑스를 가고 싶어 하는지,

미래의 조는 왜 중국으로 가라 하는지에 대한 의미는 분명히 있을 텐데,

영화평론 좀 한다는 나도 아직까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레인 메이커>인 <시드>가 엄청난 염력을 갖고 있었다는 설정도,

위험한 염력이라 하더라도,

사랑으로 관리하면 좋게 쓰일 수 있다면 주장하는 스토리도,

 감독이 대중의 수준이나 시선을 무시하고,

교단에서 가르침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더구나, 갑자기 위험하고 두려운 염력이라니,

<엑스맨>의 프리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도저히, 감독의 심오한 뜻을 알 수 없어, 자괴감까지 들었다.

     아이디어 하나는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최고의 아이템이었고,

     캐스팅 역시 성공적이었지만,

     이 좋은 시나리오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분명 감독의 역량부족이었다.

     과거 그의 전작 <브릭(2005)>에서 보여준

     겸손한 재기 발랄함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아무튼 영화는, 시나리오, 감독, 배우의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장인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교훈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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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2012-10-2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부 칭찬하지 않는 냉철한 시각 좋아요 이 영화는 시간과 돈이 남아 돌면 보죠

트리오 2015-12-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루퍼 그냥 별루

24 2016-01-0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진 않았지만 선생님의 글에서 대충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 지를 알겠습니다 보고싶진 않습니다

엔탑 2016-02-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영화 뭔지 아이디어만 좋을 듯합니다

맥스 2016-10-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재미있던데

ska 2018-01-04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별볼일 없는 영화

문화 2018-05-2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영화 빨리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