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병에 걸린 <한 예슬>, 총대를 메다
우리의 <나 상실, 한 예슬> 결국 일을 터뜨리고 말았다.
촬영 거부와 돌연미국 행을 선택하며,
안 그래도 위태로워 보였던 <스파이 명월>이
결방이라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맞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황 인혁>PD와의 불화설, 결혼설,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 등등,
다양한 방향으로 저마다의 추측을 하며
<한 예슬>편과 <드라마 제작진>편으로 나뉘어,
대립하게 되었다.
이에, <KBS>는 주연 여배우 교체 설까지 들고 나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초 강수를 두었다.
천재지변이나,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주연 여배우가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판이었다.
다행히도 <한 예슬>은 급거 귀국했고,
물의를 일으킨 사과와 드라마 복귀 약속으로
일단락 합의를 본 모양이다.
정말 <한 예슬> 촬영장 이탈 사건은
그저 오해가 부른 해프닝으로 묻힐 것인가?
아직도 사전제작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드라마의 현장은
언제나 살인적인 숨가쁨으로 돌아간다.
쪽 대본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분량이 많은 주연 배우는
하루에 한 두 시간 쪽잠으로 버티며,
3D도 나오는 디지털 시대에
거의 생방송 드라마에 가까운 스케줄로,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극기 훈련을 하는 모양새다.
너무나 오랜 시간, 당연시 되어온 편견이
정통적일 방법으로 바뀌는 위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번 <스파이 명월> 사건만 보더라도,
겨우 이틀 촬영을 못했을 뿐인데,
당장 그 주에 나갈 방영 분도 비축되지 못했다는 것이,
드라마 제작의 열악한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사실, 정말 <스파이 명월>이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는지는
정확한 잣대가 없기에 뭐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돌연 촬영 거부와 미국 행을 선택한 <한 예슬>의 행동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인간적으로는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항하는
멋진 쟌다르크처럼,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가 <시청자>를 잊어버렸다는 것은
배우로서의 직무유기이기 때문이다.
스태프나 스케줄에 문제가 있으면,
적당한 어필로, 조금씩 바꾸려는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
드라마라는 특성상 공동책임이 요구되는 제작시스템이라,
개별 행동은 자제가 필요할 뿐더러,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드라마를 제작해주고, 사랑해주고,
스타를 만들어 주고, 돈을 벌어주고 하는 주체가
바로 시청자인 <대중>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스타다.
하지만, 주인인 <대중>을 잊어버리고 무시한다면,
무시무시한 연예병에 걸려,
오만과 자만으로 판단력을 잃어버린다.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한다는 착각이나,
모든 사람이 날 싫어한다는 오해,
그리고, 자신이 한꺼번에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직권남용,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잘 나간다는 나르시즘적 확신,
이런 것들이 뒤엉켜,
괜찮은 연예인을 병들게 하고 파멸시킨다.
<한 예슬>이 고질적인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환경에
총대를 멨다는 명분은
관철시키려는 방법론이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완성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청자인 <대중>과의 약속은
어떠한 순간에도 져버리지 말았어야 했다.
제대 후 복귀작인 <에릭>의 꿈도 배려해줬어야 했다.
아무튼 다시 <스파이 명월>을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지만,
드라마를 시청하면서도
헝클어진 제작진과 배우의 호흡이 더 잘 보일 것 만 같다.
앞으로 제 2의 <스파이 명월> 사건을 재발시키지 않으려면,
연예인은 연예인 병을 치유하고,
제작자는 사전제작이라는 약 처방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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