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적(私的)과 공적(公的) 사이,



너무 바쁜 일과 좋지 않은 몸 상태로,

결국 죽어가는 양쪽의 엄지 발톱을 뽑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순간을 이기고,

모든 공연이나 일이 끝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건,

가슴 끝에서 아리아리하게 저며오는 외로움이 있다.

그 동안 대중문화 평론을 잠깐 쉬면서,

이슈가 되었던 <서 태지>와 <이 지아>의 이혼 소송,

그리고 <송 지선>의 자살.....

공인이 아닌 나도, 일을 하다 보면,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엄습하는데,

매일같이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그 들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주 사적인 사랑마저도

숨겨야 하거나, 아예 드러내놓고 공적인 사랑으로

대중과 함께 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서 태지>와 <이 지아>의 이혼 소송은 그야말로 쇼킹한 뉴스였다.

실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결혼 뉴스>도 듣지 못했는데, <이혼 소송>이라니,

심히 농락당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반면 대중이 생각했던

<서 태지>의 문화대통령의 신비한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결혼조차도 비밀로 감춰야 했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인간 <정 현철>과

대중이 생각하는 <서 태지>의 괴리감 사이에서,

함부로 인간의 가장 사적인 사랑마저,

공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중에게 사랑 받는 연예인의 혹독한 대가인 것이다.

또,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미모의 <송 지선> 아나운서의 자살 또한 충격이었다.

두산 <임 태훈>선수와의 열애설과 숱한 루머를 이기지 못하고,

꽃 같은 청춘을 져버린 것이다.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고,

대중이 먹여 살려주는 직업을 가진 그 들에겐,

결코 사적일 수 없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

무조건적인 충성으로 얼룩진 팬덤과

황색 언론의 선정적인 트렌디를 쫓는 군중 심리로,

그 들은 마치 벌거벗겨진 채,

광화문 네거리에 서있는 기분일 것이다.

그 들도 우리들처럼,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투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우리는 왜 잊고 사는 것일까?

우리가 <서 태지>는 이러 이러 해야 한다,

<이 지아>는 이래야만 한다,

<송 지선>은 그럴 수 없다,

<임 태훈>은 그러면 안 된다는 식의 잣대로 그 들을 강압하며,

그 들의 사랑에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아주 지극히 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의 일은 그 부부밖에 모른다>라는 옛 말이 있다.

그 만큼 부부간의 일이라던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연인 사이의 일은,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정확하게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이 이미 맞춰놓은 관 같은 틀에,

본인을 맞춰 살아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그 들의 사랑에 감내라 배 내라 하는 것도 문제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엉뚱하게 소문은 커질 대로 커져,

<정 우성> <구 혜선>같은 루머의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그 들의 일을 사랑하고, 작품을 사랑하는 것,

그 들의 공적인 활동을 사랑하는 것은

팬으로써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밝혀지는 그 들의 사랑에 대해서는,

그냥 들어주기만 하면 안될까?

못된 시어머니처럼, 권위적인 선생님처럼

<이래라 저래라, 네가 나쁘다 아니다,> 하지말고,

<아, 결혼하는 구나, 축하해, 아, 이혼했구나, 저런… > 정도면

좋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들도,

마음 편히, 솔직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아>의 이혼 소송 취하에도 불구하고,

<서 태지>는 계속 법정 싸움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 때 사랑하는 사이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판단은 하지 말자.

연기나, 음악에 대한 판단은 우리의 몫이지만,

그 들의 사랑까지 관여한 권리는 없다.



그저 들어주기만 하자.

말하지 말고 들어주기만 하자

그 들의 사적인 사랑이

공적인 사랑으로 바뀌어야만 하는

그 들의 운명적인 직업이 안타까워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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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장 2011-06-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가슴이 또 펑 트이는 군요 ㅋㅋㅋㅋ 많이 제발 써주세요 정말 문화적 단비입니다, 팬으로써 지켜야할 인간적 덕목과 사람으로써 연예인을 대하는 다른 시각이 참 와 닿습니다.

세브란스 2011-06-0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굉장히 바쁘셨던 모양이네요 그만 두신줄 알았습니다.. 참신한 글을 다시 보게 되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제 3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아는 것으로 만족하면 될 것을 왜 이리 오지랖들이 넓은지,,,,,,,,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지요 특히 개인적인 사랑에 대해서는

pc 2011-06-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싸..다시 쓰시기 시작했네요 아주 많이 기다렸습니다 역시 사람을 위주로 이해을 기반으로 하는 당신의 글에 감동받았습니다 구구절절 다 수긍이 됩니다

닥터심 2011-06-1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기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죄송하지만 글을 많이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유일한 낙이라... 이번에도 대중의 의무와 책임에 관해서 너무나도 똑 부러지는 소리.. 주인과 손님의 적절한 선을 얘기하신 글이 참으로 공감됩니다.

그러게 2011-06-1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 게으르신 것 아닌가요? ㅋㅋㅋ 빨리 다른 글도 읽고 싶습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4편 정도는 올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우체녀 2011-07-1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두 분 사생활이지만, 뭐가 그리 떳떳하지 못한 건지.. 아님 인기때문인가? 돈때문인가

루핑 2011-07-14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은 잠잠,, 근디, 실망은 점점

sad 2016-01-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예인이 불쌍하기도 하죠

2016-02-27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예인의 돈도 많이 버니까 그 댓가를 어느정도 치뤄야 하는 거지 정도만 지나치지않은면 돼는데 돈은 돈대로 벌고 누릴건 다 누리고 싶어하는 군

맥스 2016-10-04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혁준 님의 차분하고 담대한 시각은 도대체 몇가지인가요?

마포 2018-01-3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이 안정감이 있ㄲ네요

평창 2018-05-2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 민감한 연예인은 그만 둬야지

바운드 2019-08-16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옌이 돈 많이 버는 이유는 힘든 사생활 보호의 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