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서바이벌



예전에, 가요계의 판도를 바꿨던 <MBC 대학가요제>가 있었다.

정체기에 돌입했던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심 수봉> <노 사연> <배 철수> <유열><이 정석><신 해철>등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을 양산했고,

가요계 입문의 가장 빠른 길로 통했다.

 

<MBC 대학가요제>가 인기가 치솟자,

MBC 라디오에서는 비슷한 <강변가요제>를 만들어

<박 미경><이 상은><유 미리> <이 상우>등을 배출했고,

대학생에서 일반인까지 기회의 문을 넓힌 <신인가요제>에서

<변 진섭>을 발굴했다.

 또, 이에 자극 받은 KBS는 <대학가요축제>라는 경쟁프로그램으로

<석 미경>을 밀어 부쳤지만,

서로의 출신을 따진 방송사는 경쟁사의 가수를 출연시키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의 존폐까지 거론하게 되었다.

이젠 <MBC 대학가요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여타 다른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 되었다.



2회를 성공리에 끝낸 <슈퍼스타 K>는

<허 각> <장 재인> <존 박>등을 스타로 이끌어내며,

케이블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자극 받은 여타 방송국은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양식의 살짝 다른 포맷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 은미><신 승훈><방 시혁><김 태원><김 윤아>를

멘토로 앞세운 <MBC 위대한 탄생>이

거대한 상금으로 신인 가수를 키워낸다 하고,

 

<브리티시 갓 탤런트>를 표방한 <코리아 갓 탤런트>에

<박 칼린>을 심사위원으로 캐스팅하며,

제 2의 <폴 포츠>를 탄생시키겠다고 의욕에 차 있다.

 

이 이외에도 <MBC 신입사원 아나운서>와 <SBS 기적의 오디션>등이

모두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거나, 진행 된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조건이나 제약 없이,

균등한 기회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환영 받을 만한 일이다.

나이도, 학력도 개의치 않고,

오직, 끼와 능력으로만 평가하겠다는 취지는 높이 살 만한 일이다.



그러나, 왜 이제서야 기회 균등의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시청률>이다.

 

무시만 했던 케이블의 시청률이 <슈퍼스타 K>로 인해,

공중파 예능과 맞먹는 16%에 육박하자,

안이하게 뒷짐 지고 있던 공중파나 타 케이블사는

부랴부랴 아류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옛날 <대학가요제> 영향으로

 그 비슷한 가요제가 생겼던 것처럼,

오직 상업주의 논리에 의하여,

돈과 직결된 시청률을 잡기 위한,

몸부림밖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무차별적인 <서바이벌>프로그램에,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고, 심지어 흥미도 잃어간다.

 

<슈퍼 스타 K>도 <아메리칸 아이돌>을 카피했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고,

나머지 <위대한 탄생>등등은

약간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포맷만 바뀌었을 뿐,

<서바이벌>이란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분에 넘친 독설의 심사위원과

불우한 개인의 과거사로 감동을 주려는 것은

<코리아 갓 탤런트>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왠지 내 돈 주면서, 속는 기분이 든다.



어찌 되었든, 누군가는 스타가 될 것이고,

우린 그 들을 좋아할 것이다.

그렇다면, 차기 스타를 오래 볼 수 있도록,

경쟁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방송국에서는 타 방송 출신의 스타도 출연시켜 줬으면 한다.

 

대중과 시청자를 위한다면,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는 스타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방송국의 책임이자 임무다.

큰 돈 들여서 상금 거는 것 보다,

유명한 심사위원을 큰 돈 들여 캐스팅 하는 것 보다,

스타를 배출 시켰으면,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할 것 이다.

그래야, 이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시청자를 기만하지 않고,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진짜 <서바이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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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2011-02-2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싸 1등.. 참으로 우리 나라는 누가 뭐하나 잘 되었다고 하면, 줄줄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죠. 스스로 모험할 생각은 전혀 없기에 정치판도 그 놈이 그 놈이고, 문화계도 겹치기 일쑤이고 정말 문제입니다. 거기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경쟁이면서 서로 경계하는 것 까지 모든 일상사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걸 왜 모르는지... 참으로 님은 끌려가면서 시청률에 이용당하고 있는 대중을 따끔하게 혼내 주시네요

형호 2011-02-2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모두 잘 되어야 할 텐데, 방송사의 이기심때문에 뽑아 놓고 버리는 안타까운 재능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현대 2011-03-0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요라는 문화가 일회용으로 많이 사라지고 이용당하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좀 더 머리를 써서 새로운 크레이티브를 산출하는 것이 좋지 않을 까요? 정말 얄팍한 시청률의 상술, 이제 그만... 이런 글을 방송국에서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닥터심 2011-03-0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재미있습니다. 바쁘신 듯... 빨리 다른 글도 올려주심 좋겠습니다

pc방 2011-03-1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빨리 읽고 싶어요~` 다른 글도 부탁.. 장자연 이야기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정말 다른 문화비평이네요 어디 아프신건 아닌지?>

루핑 2011-03-1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군중심리 하나는 제대로인 우리나라...

애니 2015-10-2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의 얕은 유행은 한국 문화의 불치병/ 그 돈과 대중의 피해는 누가 보상함

24 2016-01-0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속인도 아니시고 선생님의 예감이 맞았습니다 선견지명

2016-02-2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 우왕좌왕 뭐하는 짓이야 문화집단이라는게

맥스 2016-10-0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좌왕 우리나라 언론사 특징

ska 2018-01-0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많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다 어디에 간거야

평창 2018-05-2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학가요제는 이미지적으로 살렸어야 했다

조셉 2019-08-2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학가요제 다시 한다는데 이혁준님은 왜 참가안하세요? 대상이나 인기있는 사람만 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