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 연기자, 하자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이렇다 할 시트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신 세경> <황 정음> <윤 시윤> <최 다니엘>을
일약 스타덤으로 올리면서,
여느 드라마보다 훨씬 사랑 받고 영향력을 지닌 시트콤인데,
이젠 겨우 <몽땅 내 사랑> 정도가
시트콤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말로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사실 <예능>으로 편성되어있는 시트콤이
시청률을 이유로 점점 제작을 꺼리는 탓도 있지만,
정통 연기자의 이미지 때문에
탑 클래스 연기자들은 코믹한 이미지를 이유로
출연을 고사하기 때문이다.
<몽땅 내사랑>이 시작될 때,
중후한 연기자 <김 갑수>의 출연도 반가웠고,
<티벳 궁녀 최 나경>의 출연도 환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하 지원>의 동생, <전 태수>에게 가장 관심이 있었다.
마치 정통 연기파 배우 <하 지원>이
시트콤에 출연한 것 같은 설렘이었다.
더구나, <성균관 스캔들>에서
<송 중기><유 아인>에 살짝 눌린 색깔 없는 캐릭터가 아쉬웠는데,
<사극 전 태수>란 별명과 함께,
극 전개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또, 원수 <김 갑수>의 친딸 <윤 승아>를 사랑하는 러브라인도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흥미진진해서,
되도록이면 <본방사수>, 아니면 <다시 보기>라도 챙길 지경이었다.
그런데, 때 아닌 <전 태수의 음주 폭행> 사건으로,
<몽땅 내사랑>에서 그가 하차하게 되었다.
애초에 기획 의도되었던 스토리를 엎고,
제작진은 새로 시트콤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았다.
극의 중심 역할인데 그가 빠지면,
잔재미였던 복잡한 러브라인도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제작진도 난감하겠지만,
시청자들도 이미 흥미를 잃고, 김빠진 사이다를 먹는 기분일 것이다.
비단, 이런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2년 <순애>라는 드라마는,
<원 미경>에서 <박 준금>으로 시청자와 약속 없이 주인공을 바꾸더니,
얼마 전 <동이>에서도 악의 중심라인 <최 철호>가 폭행 혐의로 하차,
슬금슬금 맥 빠지게 했고,
<도망자>에서도 <윤 손하>가 교통 사고로 극의 흐름이 바뀌었다.
어찌 되었든, 제작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수정이 되어야 하고,
시청자들은 완벽한 드라마를 볼 권리를 박탈당한 채,
단무지 없는 김밥을 울며 겨자 먹기로 봐야 하는 것이다.
몇 십 년에 걸친 이런 파행적인 관행은 왜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 걸까?
외국이나, 영화처럼 사전제작 시스템은 도입될 수 없단 말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드라마에서 쓰는
<스톡 (몇 회분을 미리 찍어 놓는 시스템)>이란 단어는
분명 없어져야 할 것이다.
연기자들을 지치게 해서 연기의 질을 떨어뜨리는
쪽 대본 역시 사라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시청자들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이끌어 가려는
사회지도층 인식을 버리고,
제작진은 사전제작으로 처음 의도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사전제작>이야말로,
그 들을 먹여 살리는 시청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고,
시청자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진수성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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