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허 각>이 <폴 포츠>를 능가하길 바란다



케이블 방송 사상 16%의 시청률, 예선참가자 1,000만명을 상회하는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 <슈퍼스타K>.. <허 각>이 우승을 하고도 연일 검색어순위에는 <허 각>을 비롯한 <존 박> <장 재인> 등 많은 파이널 멤버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허 각>은 환풍기 수리공에, 중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딛고 우승하면서, 많은 서민들에게 힘 있는 꿈과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 수려하지 않은 외모가 관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이다. 사실 그가 우승을 한 후, 흘린 눈물에는 대다수의 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슴이 울컥했을 것이다. 어쨌든 방송 섭외 1순위가 되었다니,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다 보니, 작년 <슈퍼스타 K> 우승자 <서 인국>이 궁금해진다. 가끔 매스미디어에 얼굴을 잠깐씩 비치지만, 작년 <슈퍼 스타 K> 우승할 당시, <허 각>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은 것에 비하면, 그의 업적은 너무나 초라하다. 적어도,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Britsh Got Talent>의 <폴 포츠>나, <아메리칸 아이돌>의 <데이비드 아츄레타>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작년 주목을 받았던 <조 문근> <길 학미>의 경우도, 당시에 인기를 누렸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많이 잊혀진 듯 하다. 대회를 통해 이미 스타를 예약해 놓은 이들이, 왜 이렇게 한계에 부딪히는 것일까?



이는 바로 <소포모어 징크스>로 풀이 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이미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 혹은 자신의 모든 걸 보여주었기에, 막상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첫 앨범에서는 식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획자들은 지금의 인기를 등에 업어야 한다는 어쩔 수 없는 수익구조 때문에, <우승자인데 이 정도면 훌륭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앨범제작을 하는 것이다. 대중들은 이미 오랜 시간 보아왔던 그 들의 모습에 식상하며, 때로는 준비 없이 데뷔한 그 들에게 실망도 하는 것이다. 가요계는 전쟁이다. 노래 이외에도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이 대중에게 어필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 인간적인 겸손한 매력도 있어야 하는데, 혹, 이미 스타가 되었다고 이른 샴페인을 터뜨린 그 들을 깎아주고, 잡아줘서 보석으로 키울 만한 제작자가 없는 것은 아닐까?



또 하나의 문제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본선에 오르게 되면, 파이널 멤버들의 노래가 점점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마치 한 사람의 보컬 트레이너에게 사사 받은 것처럼, 예선 때의 자신만의 개성을 잊어 버리고, 교과서적인 노래를 하는 것이다. 목소리 색깔만 다를 뿐, 마치 한 사람이 부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따른 충고를 우승을 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여과 없이 무리하게 받아들여 낭패를 보는 모습도 종종 보곤 한다. 그 들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 원석이기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교과서적으로, 음악적으로는 일취월장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음악은, 음악 전문가가 아닌 대중이 듣는 다는 것이다. 대중은 다양한 개성의 음악을 접하고 싶어하지, 절대로 천편일률적인 노래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분명, 교과서적으로 훌륭한 가창력과 대중의 가슴을 흔들어 내는 가창력은 다른 것이다.



비단, 이 문제는 대한민국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예만 보더라도, 우승자가 1년에 120만불 이상을 벌어들인 경우는 <1기의 켈리 클락슨> <4기의 캐리 언더우드> <7기의 데이비드 쿡> 정도이다. 우린 <허 각>이 다른 이들의 꿈이 될 수 있도록, <폴 포츠>처럼 하루에 앨범 8만장을 팔아 해치우는 스타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과서적인 음악 위에 자신만의 개성을 첨가하며, 음악과 대중 앞에 겸손한 태도만이, 대중도 가수도 상처 받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7위에 그친 <제니퍼 허드슨>은 오랜 인내와 꿈을 잃지 않는 끈기로 당당히 <드림걸스>에서 우승자 <판타지아>를 물리치고 캐스팅 되지 않았는가? 우린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다. 이젠 정말 <허 각>을 반짝 스타로 만들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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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선 2010-10-3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아무 생각없이 봤더 슈퍼스타k가 이런 문제점들을 안고있는 줄 몰랐네요 어쩐지 냄비같이 쉽게 달아오르다가 꺼지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허각이 꼭 이 글을 보고 잘 되엇으면 좋겠네요

닥터리 2010-11-0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인이 소개 시켜줘서 들어와 봤습니다. 확실히 듣던대로 다르군요 뻔하고 상식적인 대중문화평론이 아니라 아주 조금 시각을 틀었는데도 다가오는 건 완전 큰 차이네요 이렇게 세부적으로 꼬집고 충고하는 평론은 처음입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남감 2010-11-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글을 가슴에 팍팍 꽂히게 그리고 깨우침도 주는 글이네요 허각이 반짝 가수가 안되도록 주최측이나 기획자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세브란스 2010-11-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군중심리에 휘말릴때, 언제나 중심을 찾는 이혁준님의 글이 정말 좋습니다. 우왕좌왕하지 않는 님의 글에 사는데도 언제나 중심을 찾게 만듭니다. 어제 케이블 에서 봤습니다. 언능 바보같은 대중문화평론가를 물리치고 유명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슈퍼스타k의 다른 시각 역시 정말 맛있는 밥을 먹은 느낌입니다 냉철하고 진실로 허각을 아끼는 올바른 길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네요 허각이 이 글을 봤으면 합니다.

sad 2016-01-0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디션 프로그램이 점점 이혁준님 말처럼 되가고 있어요 대단

맥스 2016-10-0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슈퍼스타K도 한물 간듯

ska 2018-01-04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적 기질이 있네요

평창 2018-05-2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부러 더 슬프게 보이는 경향이 있어 시청률 올리려고

조셉 2019-08-28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당신이 왜 글을 쓰는지 알겠고 그이유가 정말 존경스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