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채는 무임승차, 낙하산?



한 아이가 있었다. 집안이 가난해서 크리마스 선물은 구경도 못했다. 친구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부러운 아이의 엄마는 산타클로스의 무존재와 돈이 없어 부모가 선물을 사 줄 수 없다고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아이는 어른스럽게 부모를 이해했고, 선물을 받지 못해 친구들에게 놀림 받자, 엄마가 해 준 애기를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친구는 말했다

“가난이 나쁜 아이란 뜻이야…”

그 후, 아이는 가난을 벗어나려 미친 듯이 공부했다. 반장에 선출됐지만, 촌지 한번 변변하지 않은 집안 때문에, 한 달 만에 강제로 반장을 박탈당했다. 담임 선생에게 과외를 받은 12명의 아이는 시험 점수가 늘 올 백이었고, 전과목 중 하나 틀린 아이는 늘 13등이었다. 그래도, 13살 때부터 악착같이 돈을 벌어 아이는 좋은 대학을 들어갔다. 장학금, 아르바이트, 상상도 못할 굴욕으로 8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공채로 취직했다. 회사 OT를 받던 날, 동기라고 소개 받은 특채가, 공채로 뽑힌 사람의 5배였고, 좋은 보직도 뺏겼다. 아이가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거나, 자존심 없이 자신을 낮춰 눈치를 보는 일을, 특채 사람들은 <과장> 혹은 <오버>라고 쑤군댔다. 아이는 10여 년을 참았다.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혹시 잘릴까 두려워 변명은 커녕 기득권자의 눈치를 보는 사이, 아이의 이미지는 그렇게 실없고 거짓말이나 하는 사람으로 굳어져 버리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는 명제는 그저 위로에 불과했다. IMF가 터지고, 공채인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잘려나가고, 권력자의 자제 특채 사이에서 아이는 숨죽인 비굴함과 머리가 터질 정도의 과로에도 불구하고, 공채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잘렸다.



특채는 비단 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조금씩 다른 환경에 태어난다. 어떤 이는 조기 교육과 훌륭한 식탁으로 멋지고 건강한 사람으로 자란다. 어떤 이는 어렸을 때부터 꿈 대신 현실을 배우며, 몰라도 될 어른들의 비리를 미리 습득하고 체험한다. 그리고, 특채로 태어난 아이와 간격을 좁히기 위해 사력을 다해 살아간다. 그 중 소수만이 자신의 아이를 특채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나머지는 피투성이로 사라져간다. 북한의 세습체제를 비판하면서도, 사실 우리의 경제적 사회적 세습에는 그리 무관심한 듯하다.



<유 명환> 장관의 딸의 특채 논란으로 급기야 장관직까지 사직하게 되었다. 또, 특채의 46%가 고위급 자제들이란 발표는 공채로 태어난 대부분 사람들의 노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좋은 부모를 타고난 자체가 특채이기에, 어쩌면 <유 명환> 장관의 특채는, 우리가 생각하는 비리 특채가 아닌, 정당한 특채일 수도 있다. 단지, 특채로 태어나 특채로 길러진 수재이기에 외무부 특채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의 능력으로 당당히 거머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왠지 부러움을 넘어서 화가 나는 것은, 그의 특채 배경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자의 색안경일 수도 있다. 특채로 태어난다는 건,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채로 특별하게 태어난 자들은 특별하게 갖춰야 할 덕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배경을 권력 삼아 이용하고,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 이전에,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일 것이다. 개중에는 물론 이러한 덕목을 갖춘 이가 있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보자면, 특채를 누릴 줄 만 알았지, 나누는 특채는 드물다.



특채로 태어난 것은 어쩌면, 운명적인 낙하산, 무임승차다.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어느 집에, 몇 번째로 태어날 권한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칠 때, 특채 배경의 너울이 계속적인 무임승차, 낙하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누구, 누구의 아들 딸 만으로, 그리고, 이미 유명한 이름만으로, 능력을 인정하고 출세를 세습하는 관습을 철폐 해야 한다. 대중은 이런 사람들에게 기대어 기분맞춤 아부를 하며 기회를 엿보는 짓도 이젠 그만해야겠다. 특채의 교만함과, 특채에게 기대는 공채의 무리한 아부가, 이런 특채의 무임승차를 끊지 못하고 이어나가는 것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공채가 되는 사회적 합의와 문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유 명환> 장관의 특채는 앞선 눈치 보기와 아부로 만들어진 비리인지, 특채의 교육으로 이루어진 정당한 특채인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고위직이시고, 국민을 보살피고, 본보기가 될 분이시기에, 특채가 무임승차, 혹은 낙하산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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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2010-09-09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나라의 대부분은 다 저런 에피소드가 있죠.. 가슴 아프고 기회 균등이 안되는... 그러면서 세상을 깨닫는 것인데, 세상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의 권력세습이 문제인 것입니다,

ska 2010-09-15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명박 시대만 그런 건 아니죠 예전에도 지금도 항상 그렇답니다. 서민들만 죽어나가겠죠 문화적인 서민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24 2016-01-0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혁준 선생님 총선에 나가보심이 좋겠습니다 대중의 마음을 그대로 용감하게 표현 하십니다

2016-02-2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자 선생은 대통령이 되고도 남을 인성을 가졋어

맥스 2016-10-0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보다 댓글이 더웃기네요 대통령이라

가희 2018-02-0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권이 바뀌어도 사람만 바뀔뿐 똑 갗다

평창 2018-05-2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 주위에도 강원랜드 피해자 있음

조셉 2019-08-2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국의 딸,. ,정유라 언제 어디서든 특혜는 있었다 재수 없어 발본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