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유혹. 방송가의 옵션!
대한민국 국민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소위 <옵션>이란, 단어
에 쉽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어떠한 물건을 사거나, 행동을 할 때, 따라붙는 <옵션>은, 생일도 아닌데 뜻하지 않게 받는 <용돈>이며, 일정한 대가도 치르지 않는 <공짜>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살 때도, 전자제품부터 가구까지 <옵션>을 꼼꼼히 체크하기도 하고, 자동차는 <옵션>이 무엇이냐에 따라 구매의사가 결정되며, 심지어, 마트에 사소한 <원 플러스 원>행사에도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덥썩 구입하는 것도 일상사가 되었다. 달콤하면서도 잔인하기까지 한 <옵션>은 성인군자도 거부하지 못하는 힘든 유혹임이 틀림없다.
얼마 전, <DJ. DOC>의 트위터 글이 방송 연예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가요계의 악동으로, 최장수 그룹으로 후배의 귀감이 되는 <DOC>가 오랜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면서, SBS 로부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강압 당했다는 것이다. 즉, 새 음반 홍보 차 <SBS 인기가요>에 출연하려 하자, <SBS 강심장>에 옵션으로 출연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가에는 오랜 시간 동안, 묵과되었던 많은 옵션들이 존재하고 있다. <DOC>처럼 시청률에 직접 영향력을 끼치는 스타는, 홍보를 위한 가요 프로그램 출연을 볼모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이 강요된다. 또, 반대로 인기 있는 스타의 경우, 프로그램에 출연을 조건으로, 같은 소속사의 신인을 <끼워넣기>하는 형태도 비일비재하다. 신인들이 단독으로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란, 거의도 아닌,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상생의 원칙>에 의해, 서로에게 <옵션>을 제안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쟤가 왜?> 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신인이 대부분 그런 식인 것이다. 더구나, 요즘 같이 <엔터테인먼트>나 <기획사>의 파워가 커진 시대에는, 예전 방송사의 옵션보다 <스타 시스템>의 옵션이 더 많아진 경우다. 그러나, 약간은 스타 시스템과 달리 음악적 외길을 달려왔던, <DOC>의 경우엔, 딱히 제안할 옵션도 없는 마당에, 방송사의 옵션이 딱히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당당하게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용기가 있었을 것이다. 과거, 방송 출연금지를 당하면서도 자신의 음악을 피력했던 그 들 아닌가?
<방송가의 옵션>은 권력을 이용한 횡포다. 자동차, 아파트, 물건을 구입할 때 받는 공짜옵션과는 태생부터 다른 것이다. 방송사에서 제안하는 옵션은 방송인을 시청률의 노예라 하락시키는 비인간적 대우 처사이며, 기획사의 옵션은 다양한 문화를 창조해야 하는 방송계의 걸림돌인 것이다. 어떤 이는 <DOC>의 옵션 거부가 <배부른 자의 응석>이라고도 한다. 사실, <SBS 강심장>에 나가려 영혼이라도 팔 태세인, 이름없는 연예인들도 얼마나 많겠는가? 그 들 입장에서는 <이 하늘>의 발언이 부럽다 못해 속상하기까지 할 것이다.또, 거대 기획사의 옵션이 아니면, 공중파에 얼굴 한 번 내밀기도 힘든 행태에 많은 꿈을 가진 소규모 기획사나 젊은이는 피해자로 평생을 살지도 모른다. 방송사는 왜 시청률에 집착하여 <카드 빚 돌려 막기>식으로 같은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을 종용하는가? 대중들이 내는 돈으로 방송국으로 운영하고 있다면, 적어도 실력 있는 신인과 소수의 문화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가다간, 신선하고 새로운 얼굴이 아닌, 지금의 스타가 늙어가는 모습만 방송하게 될 지도 모른다. 옵션을 만들어낸 방송사나, 파워를 휘둘러대는 기획사의 의식 전환이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대중들도, 이젠 달콤함 뒤에 권력을 감춘 옵션을 가려내는 혜안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방송사의 옵션이란, 다양한 문화를 접해야 하는 대중의 머리를 갉아먹는 달콤한 독약과도 같은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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