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들이 겪는 절차의 늪.
서민들에게 대출의 문턱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급전이 필요해 가장
안전한 금융권을 찾아도, 단 돈 몇 푼을 빌리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차라리 단 번에 <너는 돈이 없으니, 돈 빌리러 오지 말라>는 잔혹한 말이, 이루지도 못할 행복을 끊어버릴 고마운 말일지도 모른다. 돈이 있으면, 누가 돈을 빌리러 온단 말인가? 하지만, 그 들이 원하는 수많은 서류를 할 능력도, 차비도 없는 이들에게, 그 들은 행복 고문을 하며, 수많은 서류를 요구한다. 너무나도 절박한 서민들은 없는 돈, 있는 돈을 끌어 모아, <똥개 훈련>을 이를 악물고 참아낸다. 더운 여름, 추운 겨울,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 다녀 서류를 내고, 맨 처음 가르쳐 주지도 않던 서류를 다시 준비하기를 여러 번, 그제서야 <된다>는 말을 들으면 다행이고, 대부분 <안 된다>는 말을 듣기 일쑤이다. 서민의 경제를 걱정하는 정부 시책은 그저 플랜카드에 그린 아이들의 장난인 것이다. 너무나 분한 마음에 따지면 <절차상> 필요한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무기를 들이대며,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서민이고, 그 들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똥개> 한 마리 교육 잘 시켰다는 마음을 숨기고, 가식 어린 미소로 손을 흔든다.
얼마 전, 꽤나 큰 모 회사와 계약서를 맺고 석 달 열흘을, 잠도 안자고 음악을 만든 적이 있다. 돈이 필요해서였다. 계약서엔 일을 끝내고 30일 안에 지급하기로 되어있었다. 미처 체크 하지 못한 <부가세 포함>이라는 문구를 보지 못한 죄로, 부가세를 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10%의 부가세가 딱 떨어지지 않아, 계약 금액을 하향 조정해야만 했다. 즉, 300만원에 부가세 포함이라면 272만 2727원에도 떨어지지 않아, 결국 270만원에 27만원 포함하여, 애초 300만원 보다 낮은 금액에 다시 계약서를 써야 했다. 돈을 빨리 받고 싶은 생각에 쉽게 양보한 것이었는데, 다시 계약서가 써졌다는 이유로 결재는 미뤄졌다. 거기다, 애초에 얘기하지도 않았던 임대차 계약서등등을 요구하며, 무리한 날짜까지 서류를 다 안 해 내면, 또 미뤄진다며 협박까지 했다. 회사의 업무부와 법무부의 <절차상>이기에 어쩔 수 없다며, 20년은 족히 어린 여자에게 온갖 모욕과 모독을 당하고, <돈 주는데, 자신의 회사의 절차를 따르라>했다. 겨우 맞춰간 서류에서는, 뭔지 모를 자신들만의 세금계산서 원본을 또 요구하며, 아직도 지지 부진하고 있다. 원본을 줬는데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원본을 계속 요구하는 것이다. 며칠을 <똥개 훈련>하듯이 뺑뺑이 돈 것이 너무 억울해, 담당 어린 여자에게 따졌더니,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회사의 절차>를 따르라며, 심지어 <예의>를 지키라며 웃으면서, 노비를 가르치듯 하대를 당하기도 했다. 아쉬운 건 돈 없는 나니까…어린이들을 위한 것을 만드는 회사인데, <인간 존중>이 빠진, <회사상의 절차>로 당당한 그 들의 제품을 보고, 듣고, 배울 어린이들이 심히 걱정이 된다.
최 철호의 폭행 사건이 연예가를 흔들어 놓았다. 술을 먹다 벌어진 일이고, 경찰에 신고된 것도 아니고, 당사자, 피해자도 잠잠했기에, 크게 이슈가 될 거리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단지, 대중을 속인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 처음 일이 불거졌을 때, <안 때렸다>는 발뺌보다는, 사소한 작은 다툼으로 신속한 사과와, 황급한 무릎을 꿇는 것이 첫 번째 절차였을 것이다. 잘 못된 절차가 그 동안 조용히 숨죽였던 서민들의 화를 불러 일으켰고, 결국 연예인 최 철호는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절차보단 사람이 당연히 우위에 있어야 하며, 잘 못된 절차는 바로 잡아야 한다. 최 철호의 잘못된 절차를 바로 잡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정부, 기업등에 대한 억울한 절차는 택시안의 가십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똥개 취급 당하는 것이 억울하면서도, 밥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제, 서민들의 힘을 모아, 비록, 서민들이 똥개라 할지 라도, 잘못된 절차는 바로 잡아 <똥개 훈련>은 막아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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