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드라마의 한 판 승부!
월드컵이다. 가슴이 두근 두근 북소리를 내며, 거리에는 온통 붉은 색의
기운과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은 마치 쓰나미와 같아, 방금 전에 있었던, 6.2 지방선거나, 가슴을 저미게 했던, 천안함은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여하튼, 국민이 하나가 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항상 골머리를 앓았던 지역감정이나, 같은 민족이면서도 대치해야만 하는 대북정책도, 모두 한 켠으로 밀어놓고, 피를 나눈 형제임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친한 지인들과 함께 맥주 한 캔을 마시며, 12일 저녁 <한국 대 그리스 전>을 관람했다. 전반전 <이 정수>의 상큼한 첫 골과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후반 승리의 쐐기의 골을 넣은 <박 지성>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스의 신화를 잠재운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에, 정말 대한민국 국민임이 새삼 자랑스러웠고, 가슴이 너무 뜨거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그 시점, 누군가 얘기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월드컵 안 보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것이다. 이 번 월드컵은 지난 동계올림픽에 이어 <SBS 독점중계>였던 것이다. <국민 여동생 김 연아>이외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할 것 같았던 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했을 때, 다른 방송국의 불만은 있었지만, 그리 강력하진 않았다. 하지만, 의외(?)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전에, SBS는 복권을 맞은 듯이 큰 이득을 본 후, 타 방송국은 <월드컵 SBS 독점 중계>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며, 심지어 상업적인 이유로 방송에서 <월드컵 응원가>를 금지시키는 소심한 복수를 감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세는 거를 수 없는 것이라, <월드컵>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대중은 방송국이 MBC, KBS, SBS든 관심 없고, 그저 단순하게 <월드컵>을 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SBS에 채널을 고정한다.
월드컵을 보지 않는다고 <매국노>는 아닐 것이다. 워낙 다양하고, 세분화된 대중이 있기에, 어떤 이는 분명 <박 지성>보다는 <동이>의 <한 효주>를,
흥미진진한 <제빵왕 김탁구>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런데, 매스미디어는 마치, 대중이 한가지 생각인 것처럼, 무슨 일만 있으면 모든 방송국이 똑 같은 그림과 사운드로 대중을 획일화 시킨다. 그 건 중도를 걸어야 할 매스미디어가, 정의를 빙자하여, 개개인의 사사로운 의견을 실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아닌, <가르치려는 것>이며, 혹은 상업적인 이유로 <돈을 벌어보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방송의 주인은 <대중>이기에, 방송사는 <월드컵>을 보지 않는 대중도 섬겨야 할 것이다. 비록, 그 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들 역시 방송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SBS 독점 중계>가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대중에게는 다양한 문화를 제공 받는 흡족한 일일지도 모른다. 독점 중계가 아니었다면 방송사는 미친 듯이 24시간을 월드컵으로 도배하여, 시청자들의 선택조차 고려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KBS나 MBC는 사탕 안 줬다고 심통내지말고, 시청률의 승부에 이미 졌다고 포기하지 말고, <월드컵>에 견줄만한 재미와 성의로 보다 품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 것이 방송의 주인을 섬기는 바람직한 방송사의 태도다. 또, 대중은 <월드컵>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월드컵>시즌이 아닐 때, 관심을 쏟아 주었던, 각종 프로그램에도 한 번씩은 눈길을 줘야 한다. 새로운 사탕을 쥐어주면, 그 동안 입 속을 달콤하게 했던 사탕을, 뱉어버리고 잊어 버리는 비열한 <기억 상실증>은, 이제 그만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한 명숙>의 선전, <오 세훈>의 눈물, 그리고, 가슴 찢어지게 상처로 남은 <천안함> 사건처럼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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