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상의 이유로..
2PM의 재범군이 영구 탈퇴했다. <대한민국 비하 발언>으로 잠정적으로 임시 탈퇴라고 생각했던 2PM의 팬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비하 발언> 당시만 해도, 나이가 어렸을 때 했다는 이유로, 재외국민이었다는 까닭으로, 비난의 여론만큼이나 동정론도 만만치 않았다. 누구든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잘못도 하고 야단도 맞으면서, 완숙한 사람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또, 재범 역시 반성을 하는 기미가 역력했기에, 사람들은 새사람이 되어 무대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길 간절히 희망했다.
그러나, 봄이면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에, <JYP>는 <심각한 사생활 문제>로 재범군의 영구 탈퇴라는 애매모호한 발표를 했다. 더구나 최정상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던, <원더 걸스>의 <선미 탈퇴> 발표 이후라, 그 여파는 온통 <JYP>의 무능하고 비양심적인 탓으로 돌려지고 있다. 참으로 허탈한 일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2PM을 사랑했던 대중들에게는 적잖이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걷잡을 수없이 2PM의 존속마저도 위태로운 일이 되어버렸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회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한 만큼, 수익이 나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JYP>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재범을 계약해지 해 버렸다. 향후, 다른 회사와 해서 계약을 하고, 활동을 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고 한다. 보통, 인기 있는 가수가 회사를 옮길 때는, 전 소속사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불만을 토로하기 마련인데,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큰 수익을 놓을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JYP>는 바보가 아니니까….
그런데, 재범 영구 탈퇴 발표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바로 <심각한 사생활 문제>로 라는 문구이다. 이런 애매한 발표가 대중을 기만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심각한 사생활 문제>라는 건, 곧 <치명적인 스캔들> 그리고, <반인륜적인 행동>과 붙어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획사가 가수들의 사생활을 간섭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책임과 방임의 선도 딱히 확정 지을 수도 없다. 이런 발표 때문에, 흉흉한 루머는 줄어들기는커녕, 자고 일어나면 온 인터넷을 뒤덮고 있다. 확실하게 이유를 밝히지 않을 거라면 <일신상의 이유로>라는 아주 좋은 말도 있지 않은가? <재범과 상의하고 동의하에 <일신상의 이유로> 탈퇴를 결정 했다>라는 심플하고, 산뜻한 애매모호한 말도 있지 않은가? 굳이, <심각한 사생활을 이유로>라는 말로, 대중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대중의 약을 바짝 올려버렸다. 이런 발표는 왠지 <JYP>의 <재범>에 대한 개인적인 배신감을 성숙시키지 못한 초딩 수준의 결백 주장인 것 같은 인상을 남긴다. 짝꿍의 잘못을 차마 용서하지도 못하면서, 용서하는 척, 선생님에게 이르는 초등학교 1학년처럼 말이다.
그러나, 재범 군의 탈퇴 발표 이후에 일부 팬들의 행동에도 가슴이 아프다. 특히, 살아있는 박 진영의 <영정 사진>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생명이라는 점에서 그리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고, 오히려 기겁하게 만들었다. 또한, 나머지 여섯 멤버들의 잘못을 들추기 시작하며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물론, 그 심정은 족히 이해가 되며 동참한다. 많은 대중은 2PM이 여섯이 아닌 일곱이길 원한다. 하지만, 일곱이 되기 위해 나머지 여섯을 죽인다면, 결국 하나만 남지 않을까? 항상 2PM의 가운데 있었던 재범을 사랑한다. 그러나, 택연, 닉쿤, 우영, 준호, 찬성, 준수 역시 하나도 놓치기 싫은 사랑스런 청년들이다. 재범도 보고 싶지만, 2PM도 보고 싶다. 속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제일 힘든 건, 남은 멤버들일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재범군과도 합의를 했다고 하니, 좀 아쉽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자유로운 몸이 된 재범의 반대 성명이 없는 한 대중은 재범 영구 탈퇴를 받아들여야 한다. 누차 얘기 했지만, 정말 아티스트들은 대중이 주인인데, <JYP>는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납득시켜야 했었다. 또 주인인 <대중>은 주인답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큰 아들 살리자고, 여섯 아들을 불구덩이에 버려버리는 주인은 없을 것이다. 남은 아들도 살리고, 큰 아들의 살 방향을 도모하는 것이 <주인>의 참 된 자세일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아무리 나쁜 잘못을 저질렀어도 몇 년을 같이 고생한 옛정을 생각하면, 재범군이 직접 나와 <일신상의 이유로>라며 발표할 기회는 주었어야 했다. 직접 발표했다면, <2PM>도, <재범>도, <JYP>도 다 살 수 있었을 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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