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파랑새
얼마 전, 한 방송 작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미남이시네요>로 주가를 올린 정용화가 속한 그룹, <씨앤블루>의 신곡 <외톨이야>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고 한다. 심심치 않은 가요 표절 시비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지라, 대수롭지 않게 응대 하고 있는데, <외톨이야>가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과연 이 노래를 선곡해야 하는지 고민이라 한다. 신청곡도 많이 들어오는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몰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 답지 않은 고민이었다. 과거 이 승철의 <소리쳐>는 영국 가수 가레스 게이츠의 <Listen to my heart>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저작권자를 원래 저작권자 <홍진영>에서 <Reid, Elof>로 바꾸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이렇게 의도되었든 아니 되었든 저작권 표절을 수긍한 사례는 이 승기의 <가면>이 <마룬5>의 <This Love>의 저작자에게, 그리고 박 진영이 작곡한 GOD의 <어머님께>를 2Pac의 <Life goes on> 저작자에게 넘겨주었던 것에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서는 대 히트를 기록한 후라, 왠지 단물 다 빠진 후의 껌을 원래 주인에게 넘겨주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표절에 무딜대로 무뎌지고 복잡한 법적 절차에 언제나 유야무야 사라지는 일에 왜 한 방송 작가 마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궁금한 나머지 인디밴드 <와이 낫>의 <파랑새>를 찾아봤다. 사실 비슷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인터넷 상에는 <외톨이야>의 작곡자 이상호, 김 도훈이 <와이 낫>의 공연장에서 녹음을 해 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몇 개 돼지 않는 계명에서 수많은 곡이 탄생되기에, 의도됐든 아니든 비슷한 음악이 탄생할 수는 있다. 그 건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음악 하는 사람의 머리는 비슷한 뇌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그리고 비슷한 경험으로 곡을 만드니 흡사한 곡이 나올 수도 있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씨앤블루> 문제는 약간 다른 듯하다. 기존 곡이 이미 발표된 히트 곡과 표절 시비가 붙었다면, 이번엔 누가 봐도 강한 대형기획사와 약하디 약한 인디밴드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벌써 언론은 대형기획사의 횡포라 몰아 붙이는 가 하면, 팬 카페 5만명을 이끌고 있는 <씨앤블루>는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팬들의 힘으로 법정 싸움까지 가겠다고 공언했다. 답답하다. 필자는 양쪽의 말을 다 믿고 싶다. 그냥 만들다 보니 비슷해졌다고…. 음악하는 사람들의 맑은 영혼과 깨끗한 양심을 믿고 싶은 까닭이다. 굳이 과거 MC 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더더의 <It’s you> 작곡자에게 법정의 판결로 배상할 이유가 있을까? 혹은 문근영의 <앤디자인>이 조덕배님의 <나의 옛날 이야기> 표절시비 때처럼, 감정적으로 <선배 조덕배를 모른다>라고 억울해하며 울부짖을 필요가 있을까?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이해한다. 본인이 본인의 곡을 표절하기도 하는 것처럼, 의도하지 않고 비슷한 음악이 탄생한다는 것을….. 중요한 것은 표절시비가 시작 되었을 때, 대처하는 자세다. 음악적 자존심을 앞세우며, 감정적으로 대처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비슷하다면 인정하고 저작권자를 바꿔주거나, 일부 저작권을 나눠 가짐으로써 원만하게 해결한다거나, 또 저작권 침해가 아닌 너른 양해로 이해해 주고 합의해야 한다. 팬들도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우상을 믿어 무서운 대다수의 힘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합리적인 생각과 냉철한 판단으로 자신의 우상이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을 막아야한다. 그 것이 진정 스타를 아끼는 팬의 도리인 것이다. 표절 시비는 가수<씨앤블루>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들은 받은 곡을 단지 열심히 부른 착한 가수일 뿐이다. 과연, 지금도 표절시비로 인해 가수를 탓하는 사람이 있을까? 과거에 그런 문제 때문에 김 민종의 은퇴니, 룰라의 해체니 떠들석했지만, 지금의 팬들은 더욱 성숙했으리라 믿는다.
끊임없는 표절시비, 음악……
대중 음악계에 표절 시비 악령은 음악을 방해하고 있다. 이제 대중이 나서서 악령을 퇴치할 차례다. 첫 번 째, 표절 시비는 가수와는 아무 상관없는 문제니, 가수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말 것, 두 번 째, 의도된 표절은 처단해야겠지만, 대부분은 의도 되지 않은 터, 일방적으로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음악이니, 서로 원만한 인정과 합의로 대중 음악계를 계속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나라 음악이 서로 물고 뜯겨 <외톨이 파랑새>를 만들지 말아야한다.
관련 사이트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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