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구똥구>만 <빵구똥구>를 싫어한다!
참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대부분 하루하루가 정신
없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지루함으로, 덧없는 인생사를 얘기하며, 소주 한잔에 스트레스를 털어 먹기도 한다. 골프도, 요트도, 각종 비용이 발생하는 레저 문화를 할 수 없는 대한민국 90%이상의 서민은 가장 친한 친구가 TV이다. 막장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고 욕하고, 코미디를 보며 뜨끈한 머릿속에 시원한 찬 바람을 불어넣기도 한다. 그 만큼 TV는 국민 대다수의 친구이자, 저렴하고 유일한 오락인 것이다.
그 중에도 코미디와 드라마를 합친 시트콤(Situation Comedy)는 SBS <오박사네 사람들>을 필두로, <순풍산부인과><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MBC 의 <세친구> <거침없이 하이킥> <프란체스카>등등 수 많은 작품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정극의 점잖은 배우 <이 순재> <신 구>님의 코믹한 변신도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그 와중에도 가슴이 뭉클한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많았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만년백수 큰 아들이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천대 받는 것을 보고, 무작정 손을 끌고 나오는 아버지 얘기나, <프란체스카>에서 아이를 갖고 싶어 하던 프란체스카가 입이 쓰다며 귤을 달라고 했던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감동과 웃음이 적절히 섞여져 있는 시트콤이 마치 우리네 인생 같아 더욱 공감대를 넓혀갔던 것이다.
한 동안, 잠잠했던 시트콤의 인기가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이유도, 약간은 엉뚱하지만, 실제로 우리 곁에 있는 캐릭터들이라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웃고 울 수 있기 때문이다. 착하지만 엉뚱한 영어과외 교사 <황 정음>, 순수하지만 무덤덤한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가사 도우미 <신 세경>, 무능하지만 아들에게는 멋진 아버지를 꿈꾸는 오버 좁쌀 <정 보석>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우리의 이웃을 실감나게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연 눈에 띄며 주목하게 되는 캐릭터는 빵구똥구 <해리>이다. 어른 고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마음에 안 들면 <빵구똥구>를 외치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소유욕도 굉장해서 내 것은 절대 뺏기지 않으며, 너무나 외로워서 <신애>의 언니도 탐낸다. 너무나도 밉상이다. 그러나, 또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 자식이라면 부모가 상전 모시 듯 하는 세태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해리처럼 버릇없고 이기적인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 우리 주위의 <해리>는 너무나도 많이 존재한다. 또 해리의 <빵구똥구>보다 더 막말을 하는 아이도 수없이 존재한다. 그런데 방통위는 <빵구똥구>의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린이 교육상 쓰지 말라는 것인데, 이는 곧 현실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마치 공주병 걸린 여자가 <난 집에 화장실이 없어요, 이슬만 먹고 사니까요>하는 위선과 다를 바 없다. 소위, 심의나 위원회가 들어간 단체의 어르신들은 국민을 가르치려고만 든다. 월급 값을 하려는 강박관념이 있는 듯 하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것이 존재한다면, 무조건 숨기지 말고,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그 것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분명 세상에 존재하는 필요악이나 어둠을 맞이했을 때, 미리 알고 대처하는 방법과 생판 모르고 대처 하는 방법은 분명 아주 큰 차이를 보이며 돌이킬 수 없는 상처까지 동반할 것이다. 물론, <빵구똥구>가 갖는 의미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기에,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해리의 부모는 그 말을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이 게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스토리가 국민들이 원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인 것이다.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치려는 일반 부모의 이야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해리가 거침없이 내뱉는 <빵구똥구>가 소탈한 서민에게는 유머지만, 어쩌면 아직도 <빵구똥구>인 성인 누군 가에게는 거슬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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