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는 아이리스만 피고, 민초는 진다!
이 병헌, 김 태희, 김 소연, 빅뱅의 탑…..
출연하는 배우들 만으로도, 가슴이 쿵쿵거려 멈추질 않는다. 얼마 전, 종영했던 KBS 드라마 <아이리스>의 출연진이다. 이 드라마로 주요 배우들은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고, 시청률 또한 괄목할 만큼 높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탑 클래스의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 성공 요인의 견인차가 된 것이다. 또한, 광화문 사거리를 막고 최초로 촬영한 시가전은, 외국에서 몰려온 팬들과 국내의 팬들로 인해 더욱 힘을 얻었고, 매스컴에서는 건국이래 대단한 일이라고 앞다투어 경쟁하듯이 연일 보도를 해댔다. 뿌듯한 일이라고, 대한민국이 문화에 대해 얼마나 개방적이냐는 자랑스러움을 밑에 깔고는, 은근히 외국에 폼을 잡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이리스>의 시가전은, 이 병헌의 불미스러운 일을 덮기에 충분했고, 드라마는 성공적으로 끝까지 무사하게 마칠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이 드라마 <아이리스>에 큰 공헌을 한 셈이다.
광화문에 대형서점과 즐겨 찾는 카페가 있는 지라, 가끔 광화문 광장을 스치거나 건너기도 한다. 자동차가 없는 관계로 그 곳에 구경 온 외지인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들의 얼굴도 세세히 볼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아, 좋다>라는 느낌보다, <이 걸 왜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공사할 당시, 거대한 홍보도 없었기에, 이런 모습으로 탄생할지는 꿈에도 생각을 못한 것이다. 우선, 양쪽으로 2차선씩 잡아먹은 도로로 인하여, 가뜩이나 교통체증의 국가에서 2배쯤 되는 짜증을 유발한다. 그늘 한 점 없는 광장에서, 과거 싱그럽게 날개를 펼쳤던 오래된 고목들이 그립기까지 하다. 도시의 미관상이라는 이유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점점 광화문 광장을 찾는 서민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고, 각종 이벤트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지만, 여기 저기 터지는 민심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너무나 관료적인 발상이었다. 차도를 확장하지 말고 차라리 나무가 있는 산책로로 개발했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인 것이다. 과거, 현 이 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공사를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반대 했었다. 물론 필자도 공사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지만, 막상 공사가 완성 되었을 때, 칭찬은 아니더라도 <괜찮네>라는 대다수의 평은 들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도심 미관상의 관점에서 청계천의 도약적인 발전이 서민들의 호감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은 다르다. 현 오세운 서울 시장의 무모한 <이 명박 따라잡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청계천만큼 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미관상으로도 전에 비해 오히려 떨어지면 떨어졌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서민들의 안식처로도 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교통체증의 역효과만 가중시켰다. 그저, 이벤트성인 각종 행사로, 특정한 사람들의 놀이터처럼 보인다. 국민을 위한 광장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국민은 조금이라도 자신을 위하는데 세금을 쓰길 바라지만, 돈 쓴 만큼 효과도 없다. 오 세훈 시장의 욕심이 부른 불행이 되고 만것이다.
사적인 의견이지만, 차선을 잡아 먹는 광화문 이전 공사도, 차라리 교육적인 상징으로 그대로 놔두어서 역사의 아픔을 새기는데 이용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 그 공사비로 많은 서민의 문화적, 경제적 고충을 해결하는데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광화문 광장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흉물스러운 광화문 광장이 될 것이었다면, 아마도 많은 국민은 필사적으로 반대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줄여 한 차선이라도 내어주기엔, 너무나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면 어찌 해야 하는 것인가?
방법은 하나다.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 현 상태에서, 최대한 서민들에게 광화문 광장을 돌려주어야 한다. 관료 입맛에 맞는 전시적인 행정이 아닌, 진정한 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어야 한다. 업무에 지친 직장인에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공간, 많은 무료 문화 공연으로 서민의 기분을 풀어 주는 공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 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키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이 돼야만 한다. <아이리스>도 피고, 민초들의 웃음도 활짝 펴서, 이순신 장군님도, 세종대왕님도 웃게 만들어야 한다. 엄연히 따지면 서민이 만든 공간 아닌가? 당연히 서민이 주인이어야 한다.
갑자기 광화문 광장에서 유명 가수 공연이 아닌, 서민들의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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