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팥쥐 엄마일 뿐!



G-드래곤..

아이돌을 넘어서, 그리고 반짝 스타도 넘어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자리 잡으려는 기특한 청년 중 한 명이다. 그가 빅뱅의 한 멤버로 등장했을 때도, 그는 댄스, 노래는 물론, 작곡, 편곡까지 재능을 겸비한 아티스트로 포지셔닝 되었다. 정말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건강한 대한민국 대표 청년이다.

 그러나, G-드래곤이나 빅뱅의 음반이 나올 때 마다, 그는 한 번씩 표절의혹이란 큰 홍역을 치르는 불쾌한 정기행사를 거듭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거짓말>은 일본 프리템포의 <스카이 하이>와 다이시댄스의 <문가든>을 짜깁기 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고, 이어 발표한 <바보>의 후렴부분은 다이시 댄스의 <피아노>와 흡사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언론이 과하게 추켜 올린 권지용은 천재 작곡가다라는 책임 없는 명제가, 오히려 G-드래곤에게 이유 없는 독화살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 빅뱅의 곡도 그랬지만, 얼마 전 솔로 앨범에 수록된 <하트 브레이커>는 미국 힙합가수 Flo Rida가 2009년 발표한 <Right Round>를, 또, 같은 앨범의 다른 곡 <버터플라이>는 영국 밴드 오아시스가 1995년 발표한 <Shes eldetric>과 비슷하다 하여, 급기야 국내외 뮤지션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소니ATV뮤직 퍼블리싱으로부터, 저작물 무단이용에 대한 통지서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드래곤의 노래는 표절의혹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히려 종횡무진 온갖 가요차트를 석권했고, VIP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더욱 단단한 G-드래곤을 형성해 나갔다. 과거의 이승철의 <소리쳐>나, 이효리의 <겟차>가 그랬던 것처럼, 팬들은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주고, 다시 노이즈 마케팅의 힘으로 영웅적 우상의 받침대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것이다.

 

 표절 의혹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드라마든, 영화든, 뮤지컬이든, 음악이든, 알게 모르게 주위에서 받는 영향으로 의도하지 않아도 표절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예전에 수많은 곡들을 만든 후에, 누군가의 노래와 비슷하지는 않나 노심초사한 적이 많다. 절대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혹시, 나도 모르는 잠재의식 속의 멜로디가 튀어 나왔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심지어, 예전에 내가 만든 곡을 또 다시 표절하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아티스트들은 표절에 민감하고 예민한 것이다.



 그런데도, 어느 문화계든 표절 의혹이 끊임없이 이슈화 되는 건 왜 일까?

그 건 문화를 창조하는 구조적 모순 때문 이다. 어디든, 투자자나 광고주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완성품에 대한 샘플을 요구한다. 가령, 필자가 한 다리를 걸치고 있는 광고분야만 하더라도, 어떠한 광고 스토리보드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 보다는, 외국 광고의 짜깁기를 보여달라는 요구를 많이 접하게 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보니, 밤을 새워 수 십 개의 광고를 짜깁기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생각이 안 날 때는, 반대로 외국 광고 자료를 찾아가며 모티브를 얻기도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계약도 하기 전, 어떤 장르로 어떻게 갈 것인지, 외국 아티스트의 샘플을 요구하는 사례는, 이젠 기정 사실화 돼 버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의든, 타의든 조금씩 양심에 위배되는 표절을 하고 마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의 대부분은 제작자가 아니기에, 치매 수준의 상상력 부족인 제작자들에게, 말로써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절충안을 보기도 한다.

 

 언제부터, 우리는 문화계에도 샘플 없이는 믿지 못하는 풍토가 자리 잡은 것일까? 한 마디로 문화의 <문> 자도 모르는 상상력 부족의 제작자나 투자자에 그 이유는 기인한다. 오직 돈 벌이를 위한 스타 시스템에 지적 재산권을 훔친, 엄중한 죄에도, 그 들은 막강한 여론과 팬으로 막아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그 와중에 아티스트들은 점점 병들어가고, 쇠퇴되어 가는데도 말이다.



 필자는 절대적으로 G-드래곤이 의도적 표절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문화의 작가들도 마찬 가지다. 그저, 말도 안 되는 문화 구조적 시스템의 희생양일 것이 분명하다. 단지, 아까운 아티스트 G-드래곤이 자유롭게 무궁무진한 창작 활동을 하지 못할까 두렵기까지 하다.

잘못된 건 사과하고, 실수한 건 바로잡자.

스타라 할지라도, 훌륭한 아티스트 하나를 위해서, 팥쥐 엄마에게 아티스트들을 입양시키지 말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가 아닌, 아티스트도 죽여버리는 팥쥐 엄마일 뿐이다.



관련 사이트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이혁준의 음악 얘기 http://club.cyworld.com/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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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콴 2009-12-14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의도된 표절은 절대 용서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들도 하고 싶어 하는게 아니었군요.. 힘없는 자의 서러움이군요 갑자기 안타까운 생각이

허실 2009-12-1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람이라면 성선설처럼 최소의 기본 양심은 있는데, 늘 주위에서 양심을 파는 짓을 시키기도 한다는 것 동감합니다.

dnjs 2009-12-1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의도적 표절이 아닐까요? 요즘 공연 보니, 너무 돈만 쫓아 다니는 것 같다.회사의 책임일까? 가수의 책임일까?

수영만세 2009-12-1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 일리있는 말이긴 하나, 그래도 알면서 일부러 표절하는 건 옳지 않다. 그 근원을 제공하는 이도 마찬가지이고 공동책임이다.

보령제약 2009-12-1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다, 지드래곤은 피해자일 수도 있다

현대 2016-03-1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 가수들의 검증이 필요하 시기 너무나 과대포장 되어있진 않은지

맥스 2016-10-0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겨운 톱가수의 표절 표절표절

정식 2018-04-2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표절로 탑스타 되고, 표절곡으로 멍청하게 열광하고 돈 다 번 다음에 죄송하는 관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