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품 안에서 - 인간-동물 관계 연구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엮음 / 포도밭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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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이후, 인간과 동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논의가 많아졌다.  포도밭 출판사가 작년에 출간한 <관계와 경계>는 동물과 인간의 새로운 서사를 담았다.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연구진들의 두 번째 책이 <동물의 품 안에서>다. 도시 사회학자, 수의학자, 인류학자, 반려동물과 교수 등 7명의 필진이 이론과 실천을 설명한다. 

   

   애완에서 반려로, 동물 앞에 붙은 단어가 달라졌다. 동물의 존재가 더 커졌다. 친구나 가족처럼 삶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또 다른 인격체로 가는 중이다. 대표적 반려 동물인 개, 고양이의 경우다. 다른 동물들은 그럼 어떨까? 인간은 자신의 경험 하에 동물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는 인간의 위상을 의심하게 했다. 인간은 점점 진화하고, 바이러스는 점점 단순해진다. 그 사이에 동물이 있다.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을 무한 횡단한다. 인간과 동물, 지구를 따로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인간-동물 네트워크>는 초학제 연구다. 인문학과 과학,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함께 한다. 다른 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론과 실천의 공생이 화두로 삼는다. 특히 공생의 생生은 생성이다. 생을 위한 이론이다. <동물의 품 안에서>는 보다 확실하고, 현실의 이야기를 해 준다.


   1부에서는 인간-동물 관계의 이해를 위한 이론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현재 사회 안에서 동물 관련 이슈를 다룬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인간과 동물 관계의 실천 사례로 여러 활동가가 나온다.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론과 실천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공생의 비전을 제시한다. 물론, 실천 사례는 새로운 이론에 부합하는 즉, 동물의 품 안에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담긴 활동 들이다. 


  인권, 소수자, 생태정치를 연구하는 주윤정의 글을 반복해서 읽었다. 애완산업이 커지면서, 소수성으로서의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달랐다. 제주도의 돌고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다양한 동물들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간다. 동물에게도 도시는 안전하고, 먹을 게 많은 공간이다. 집 밖 동물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름답거나, 연민을 넘어서, 다른 개념이 절실하다. 


   움벨트 : 모든 동물들은 공통의 세계가 아닌, 각자 자신들의 느끼는 감각 세계를 살아간다는 뜻으로, 독일의 동물행동학자인 웩스쿨이 만든 용어다.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관점은 움벨트의 개념과도 연결 지점이 있다. 지구에서 인간은 더이상 우월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여름인 듯 가을인 듯 때로는 초겨울이, 다다닥 붙어있다. 기후위기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는 동물과 나란히 서서, 그 품을 헤아려 봐야 할 때다. 

<동물의 품 안에서>와 <관계와 경계>를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필진들은 인간-동물 관계 연구 네트워크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연구진 소개글 옆에 동물 사진이 있다. 연구진과 동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https://sites.google.com/view/has-network/me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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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물리학 -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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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과학고 학생들이 코로나 이전에 갔던 수학 여행의 한 장면이었다. 힉스 입자를 발견한 물리학자의 한 명이자 저자인 해리 클리프는  물리학의 역사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물론, 아무리 다정하고 친절해도 이해의 한계는 어디까지나 나의 지식적이고 물리적인 한계치다. 

  칼 세이건을 좋아한다는 작가의 사과파이 예시가 흥미롭다. 물리학 보다는 이론물리학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 현미경으로도 보기 힘든 입자의 운동 법칙을 말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수학 공식과 같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SF 소설을 예로 드는 저자의 다정함이 느껴졌다. 

 물리학자인 작가가 이론물리학을 연구하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학문과 철학, 예술 작업 중에는 경이로움을 만난다. 훨씬 큰 존재, 먼지같은 존재로 내가 인식될 때, 우리는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 물리학자인 작가의 경이로웠던 경험이 힘든 연구를 계속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지금의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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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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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멩코를 배우는 마음부터

 하쿠다 사진관의 제비까지, 허태연 작가의 이야기는  용기와 희망으로 이어진다.


  '정많고 강인한 사람들이 많은' 제주에서 살아서 그런지, 허태연 작가의 문체도 그러하다.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뭘까?

 사진에 찍히는 이들도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설정이 의미있다.  

  미혼모가 되어 제주로 온 제비는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성격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저마다 아픔을 갇고 살아간다. 씩씩하게. 


  예술로서의 사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석영(하쿠다 사진관 사장)의 하쿠다 정신에서도 배운다. 하쿠다! 해녀로 만난 고양희, 그의 아들 효재, 목포 할망과 대왕물꾸럭 사람들 모두 제주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쿠다 하쿠다! 지금 나에게도 필요한 동사다. 제목을 잘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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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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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니 가머스가 누굴까?

   50,60년 대 미국의 여성 화학자를 우리 앞으로 소환한 <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작가다.  카피라이터로 일 했으며, 조정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두 딸과 남편과 함께 영국에서 살고 있다.  예순다섯 살의 나이로 '올해의 출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1961년 11월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남편이 출근 하고, 여성들은 정원에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은 뭐 든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매들린의 엄마이자 싱글맘 엘리자베스 조트는 '내 인생은 끝났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영양과 맛을 두루 고민한 도시락을 딸인 매들린에게 준다. 도시락에  '쉬는 시간에는 운동하면서 놀아. 하지만 남자애들이 이기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돼.' 를 쪽지를 넣는다.

  똑똑하며,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춘 엘리자베스는 화학자로서 포부가 크다. 자신을 굳건히 믿는다. 

남자들이 달나라를 떠나고 여자는 집을 지키는 시절, 그녀는 부모가 같이 일하고 육아에도 참여하는 스웨덴을 떠올렸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뺏기는 사회에 원한을 품었다. 그녀는 10년 전 사건을 잊을 수 없다. 차근차근 커리어의 계단을 올라가는 중이었다. 억울한 사건으로 그녀는 그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엘리자베스가 천재 과학자이자 조정 선수인 켈리 에번스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딸을 얻는다. 순탄하지 않았던 둘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시간이 바뀌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 자연스럽다. 지금의 과학계에서 여성의 입지가 그 때와 많이 달라졌을까? 현재의 상황으로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나를 믿고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여성의 생존기다. 

 켈리 에번스와 조정을 할 때, 엘리자베스는 물리적인 문제로 파악한다.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어 노를 젓는다. 남자들의 운동이었던 조정과 물리, 여성으로 간절히 바라는 변화와 물리는 대비를 이룬다. 책의 제목처럼 이제는 화학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물리와 화학 중에서 여학생들이 더 많이 선택한다는 화학. 머리가 천재 남성들보다 떨어져서가 일 지, 화학이 물리보다 더 쉬워서 일지 모르겠다. 

  우리들의 삶은 변화의 연속이다. 엔트로피의 법칙처럼 무질서로 갈 수 밖에 없다면, 좋은 방향의 변화는 영영 불가능한 것인가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삶에 무뎌지고 느슨해 질 때도 있다. 우리에게 어김없이 오는 이야기가 있다. 변화와 이야기는 묘하게 닮았다. 무너짐 없이 천천히 섞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변화는 가능하다고 꿈꿀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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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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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쓴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는 1961년에 스웨덴에서 태어났다. 26살에 다국적 기업의 임원이 된 후 사직서를 냈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업무 능력에서도 인정을 받았지만, 정점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잠시 멈춰 인생의 궤도를 조정한 것이 아닌, 17년 동안의 승려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태국 치앙마이의 명상 센터에서 앞으로의 시간을 예감했다. 그 후 파란 눈의 승려로 금욕적인 삶을 실천했다.

 

     계율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삶이 곧 승려의 시간이 된 후 비욘은 세속으로 돌아온다. 영국을 거쳐 고향인 스웨덴에서 명상과 고요의 삶은 전파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은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  많은 이들이 복지 국가라고 생각하는 북유럽의 스웨덴도 마찬가지였다. 비욘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말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비욘의 일생이 들어있다. 삶에 대한 태도를 말한 부분은 잔잔하고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아 있다. 그의 삶과 글이 일치해서 였을까? 깊은 통찰력으로 따듯하게 말하는 어록들은 잠언과 비슷하다.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비욘의 글에는 다른 뭔가가 있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걸 믿지 않는다. "죽은 사람의 마음만이 고요할 수 있지요." 

"숲 속  승려는 늘 내려놓으려 하지만, 열에 아홉은 실패합니다. "

"죽는 그날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고 싶다는 거죠."


   성공의 문을 스스로 닫고 다른 문으로 들어간 비욘은 죽음 앞에서도 삶에 대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문과 문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결정은 스스로의 몫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사람들과 책에게 물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문과 문 사이가 기차역 같다. 다른 인생의 길에서 잠시 만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줄 때, 우리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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