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문지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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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반짝반짝한 책이다.

어른이 되면서 무언가를 바라보는 반짝반짝한 눈빛을 잃어가는 것 같다. 소중한 것은 늘어나도 왠지 반짝이진 않았다.

여름을 싫어한지 오래다.
햇빛이 싫고 장마가 싫고 벌레가 싫고 긴 낮도 싫었다.
나는 세상을 구경하기보다 땅에 고개를 떨구고 다니는 아이였으므로 기억나는 장면도 몇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질색하는 그 여름에 반짝이는 장면들을 잔뜩 보여준다.
어쩌면 다 알고 있는 장면인데,
왠지 정성껏 감상한 적은 없는 그런 장면들.
덕분에 잊고 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꺼내졌다.

예쁜 조개껍데기를 줍는 것만이 세상 제일 중요한 것 같던 날,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나뭇잎을 모아 소꼽놀이를 벌이던 시절,
오랜만에 엄마와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고 서로의 땀을 말려주던 순간 같은 것들이.

인생은 하루의 연속이고 그 하루는 순간의 모음집이라는 걸
자꾸 까먹고 지낸다.
그렇다면 지금도 반짝이는 순간들을 얼마든지 모아
옛날만큼 푸릇푸릇 싱그럽게 만들 수 있을 텐데.

바쁜 일상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한여름에 만난 그늘같은, 너무 예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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