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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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교수의 책 중 처음으로 읽게 된 책

아마도 순서로 따진다면 맞을 것이다

미술서적들과 디아스포라 관련 서적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 책은 일본에서 유명한 산문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문장이 그리 수려해보이지는 않는다, 내 기준에서는

하지만 솔직담백하고 되려 평범한 게 끌린다

게다가 좋은 작가들과 책, 시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내 청소년시절과 어찌나 흡사한지(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들) 창피해서 놀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참 솔직했다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을 대 문필가의 삶을 희망하고 있던 작가는 이 상을 수상하면서 커다란 힘과 자극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빼어난 일본어 표현'이 수상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는 사실과 재일교포로는 이 상의 첫 수상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저 기쁨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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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 생각하는 인간에서 놀이하는 인간으로 창조와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놀이 탐구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지음, 이상원 옮김 / 에코의서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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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 정도를 읽어내렸을 때, 집중하지 않아서였는지 두서없이 산만하다 느꼈는지 맛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니

도입부가 지나고 나니 '나는 이 책을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와 바꾸지 않겠다'던 미술사학자 노성두씨의 추천사를 다시 한번 읽게 만들었다

그닥 놀라운 것들을 깨닫게 해주는 게 아닌데도 가슴에 무언가 꽉차게 밝아지는 기분이 든다

호이징가의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진중권씨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또한 읽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이 책이 그것들보다 뒤떨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창조와 예술은 불특정 다수에게 주어진 권리며 특권, 그 권리이며 특권인 이것들은 결코 삶에 있어 어느 한구석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

결코 창조와 예술이 다수의 인간이나 삶의 변방에 존재하거나 밀려나서도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예술도 삶도 별 것 아니면서 별 것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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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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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면 학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함께 목공을 배우며 놀거나 들로 숲으로 가 보고 느끼고 얘기하고 걷고 뛸 일이다

인생 길다 생각되면 학원에 보내면 되고

인생 짧다 생각되면 저러면 된다

 

다큐멘터리건 책이건 핀란드 이야기들은 흥미롭다

핀란드에서 사는 지은이는 디자이너, 예술가, 큐레이터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간단하겠지 하는 생각에 그닥 정성껏 읽지 않으려 했는데

조금만 읽어내리면 몇 글자 없이도 참 알찬 책이란 걸 알게 된다

산문과 정보를 잘 버무려 맛나다

무엇보다도 다른 나라에 가면 못 살 것 같이 느껴지는 핀란드인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

그리고 다방면에서 화려한 인상을 남기는 디자이너들의 소개가 흥미롭다

작품들은 더욱 놀라워서 돈 한 푼 없는 내게 소유욕을 불러일으켜 아쉬움을 자아낸다 =ㅅ=;;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세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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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물고기
다니엘 월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동아시아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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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혼자 마음껏 울 장소가 없어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매일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가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나보다'라고 매일 자책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격언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식들이 늦게 들어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는 '아들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바라면서도 '아니 나를 닮지 않았으면'하고 이중적으로 생각하는 삶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부자아빠'가 못 되어서 큰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 가을을 오가지만 아버지 마음은 가을, 겨울을 오간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에드워드 블룸의 고향을 떠나 홀로서기 하는 장면들은 내겐 비현실적일 정도로 놀라웠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람들 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나약하고 목표의식이 없는 나에게는 시사하는 바'만' 컸다. =ㅅ=;; 각성 좀 해야 할 대목이다

 

소설이면서 한 편의 수필같은, 고요함과 유쾌함을 거느린 이 글이 따뜻한 판타지로 영화화 되었었다

극장 안에 비가 내리던 장면과 마을 밖에는 기억을 못하는 영화 <빅 피쉬>보다 참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

에드워드 블룸의 한 구석 아리지만 찬란했던 전 생애가 마음에 든다, 아마도 그의 아들은 아니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후후

그는 큰 물고기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큰 물고기가 되어 아들의 가슴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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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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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정상인과 비정상적인 사람을 다 포함한 총칭이야) 완전한 세계에 살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들이야. 자로 길이를 재고, 각도기로 각도를 재서 은행 예금처럼 빡빡하게 살아 나갈 순 없어. 안그래? [...] 그런 식으로 고민하지 말아요. 내버려둬도 만사는 흘러갈 방향으로 흘러가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람은 상처 입을 땐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입게 마련이지. 인생이란 그런거야. 대단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와타나베도 그런 인생살이를 슬슬 배워도 좋을 때라고 생각해. 와타나베는 때때로 인생을 지나치게 자기 방식으로만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 정신 병원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좀더 마음을 열고, 인생의 흐름에 자신의 몸을 맡겨봐. 나처럼 무력하고 불완전한 여자도 때로는 산다는 게 근사하다고 생각하며 산다고. 정말이야, 그건! 그러니 와타나베도 더욱더 행복해져야 해.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해봐.-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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