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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전 잠시 여행을 하다가 많은 사람들을 본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나는 거의 매 번을 그냥 지나쳤지만 몇 달 후, 혹은 그 바로 다음 날 생명을 잃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나고 후회하고 또 지나고 후회한다. 생각은 하지만 행동은 없다. 행동을 하는 날도 생각은 없다. 개인주의가 어떻다고 막말을 하며 다니지만 사실 멀리 볼 것도 없다. 바로 내가 그 중의 하나이니까.
신은 정말 너무하다. 물론 인간은 절대로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무언가 있다고 믿지만, 그 모자란 눈을 가진 나로서는 신이 무언가 잘못했다 싶다. 한 쪽에는 뭐든지 남아돌아 골치인 사람들이 있고 한 쪽에는 모자라다못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무관심한 눈빛들. 그래 나는 나고 그들은 그들이니까, 안타깝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겠냐고 방관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 그나마 그러한 생각조차 그 한 순간 뿐. 어쩌면 영영 치유할 수 없는 모습들처럼 보인다.
차라리 인간을 똑같이 만드는 것이 나을 뻔하지 않았는가. 아니면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지고 말을 한다면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마음이라도 기본적으로 장착시켜줬다면 조금 괜찮지 않았을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실수를 한 건 아닐까? 아니면 즐기시는 걸까? 혹시, 신은 없는가?
신은 자신이 만든 인간을 보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리석다고? 불쌍하다고? 한심하다고?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신이니까. 그가 만든 인간이니까. 그는 다 알고 있었을 테니까. 그것이 싫었다면 애초에 인간에게 여러 가지 선택권을 주지 않았으면 되었을 것이고, 혹시 지금에 와서야 잘못된 것이라 여겨진다면 당장이라도 바꾸면 되지 않겠는가? 정말 신은 그저 방관자일 뿐인가? 신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내가 더 멋지고 비싼 옷과 신발을 찾고, 더 맛있는 것을 찾아 먹는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절대적 빈곤에 고통받고 있는 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척했다. 물론 내일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 사실은 잊지 않겠지만 그 감정은 잊게 될 것이다. 어쩌면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무언가 메말라버린 듯한 나에게, 그리고 역시 그런 느낌의 세상에 바라는 건,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아주 조금씩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