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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해석 - 2004년 개정판 프로이트 전집 4
프로이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분석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나같은 초심자가 보기에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의 정리,요약본격인 정신분석강의 꿈 관련 부분을 읽을때 이미 느꼈지만 이론보다 꿈-해석의 실제 사례부분이  어렵다. 꿈의 해석은 자유연상을 이용하고 억압에 의한 왜곡을 파헤치고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낮의 잔재도 고려해야 하니 그 결과 이중 삼중의 분석의 고리가 나타나고 그것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도 분석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미 프로이트가 분석한 내용을 읽는 것만도 쉽지가 않았다.  사례의 각 요소를 노트에 필기하고 분석의 단락도 따로 정리해 참고하며 여러번 읽어보니 도움이 되긴 했지만  어떤 사례들은 그런 노력도 소용이 없었다. 사례에서 혼란이 오니 사례를 이론에 적용해 확인하기도 어려워 상대적으로 명확했던 이론마저 뒤죽박죽이 되기도 했다.

또 무언가 빠진 부분이 있다는 느낌과 함께 문화적 차이도 이해를 방해했다. 이런 부분은 처음에는 내가 독서를 잘못한 탓으로 여겼는데 후기를 읽어보니 사례의 대부분이 자신의 꿈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주로 성적인)을 빼거나 얼버무려 묘사해서 그렇다고 한다.  단어착각,비슷한 철자에 따른 연상,문화적 상징등 부분도 독일어와 그 문화를 모르니 생소했다.

이론부분은 상대적으로 명쾌하고 알아듣기 쉬웠다. 프로이트의 이론이 다른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많이 노출되어 온 상태라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꿈에 관한 이론을 종합정리하는 [꿈-과정의 심리학]부분은 그야 말로 안드로메다에 갔다온 느낌이다. 너무 어려워서 겉핣기식의 정리도 어려웠다.

사견이지만 정신분석에 깊은 지식의 습득을 원하는 독자가 아닌 교양목적의 독자는 정신분석강의의 꿈 관련 장의 내용이나 다른 요약본에 만족하고  이 책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초보자가 읽을 경우 어마어마한 노력과 함께 독서를 하지 않으면  프로이트에 대한 이해를 더 어렵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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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2
스탕달 지음, 김붕구 옮김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레미제라블을  재미있게 읽어서 비슷한 시대의 작품을 고른다고  선택한 것이 이 작품이다. 그런데 기대보다 좋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 변화의 흐름을 타당성 있게 표현한 점은 인상적인데(작자가 관찰력이 매우 좋은듯) 묘사가 너무 설명적이라 생생함이 떨어진다.  대사도 이미 설명한 심리상태의 확인이지 서사로 보이지 않아 독자가 간접적으로 끼여들 여지가 없다. 그러다 보니 소설이 아니라 연애중인 남녀의 심리 보고서 같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연애 관련 내용이 너무 길다. 내가 이 작품에 애초에 갖던 기대와 다른 내용이라서 이런 인상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마틸드와 줄리앙의 밀고 땡기기(충분히 납득할만 하지만)가 300페이지 이상 줄거리에 큰 변화 없이 계속된다면 이거 너무한 것 아닌가? 무슨 극적인 다른 요소가 끼어든 것도 아니고 그저 후작저택의 좁은 공간에서 끊임 없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데 돈주고 구입한거라 아까워서 읽긴 했지만 솔직히  고역이었다.   

계급간 대립과 그것의 극복? 그런  내용이 확실히 있었고 그것이 줄리앙의 행동방식을 이해하게 해주는 면이 있지만  이것도 계속 주절주절 반복되니 그저 연애에 양념을 친 것에 불과한 것 같다.  

그리고 번역의 문제도 지적하고 싶다. 비슷한 어휘가 너무 자주 나와 문장이 풍부하지가 못하다. 원작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신경을 더 써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각 문장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전체적으로 밀도가 낮은 인상을 받았으며 80년에 번역된 내용을 별다른 수정없이 2000년대에 그대로 출간한 것 같아 지금 시대와 맞지 않은 어색한 부분이 계속 걸리적 거린다. 심지어 작품해설도 그때 쓴것을 그대로 실은게 아닌가 한다.

그나마 흥미있었던 부분을 꼽아 보라면 소설의 완결부분이다.  주인공을 파멸시킨 계기가 진정한 사랑의 대상이던 레날부인이고 그녀는 주인공과  화해하긴 하지만 주인공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 그런데 기만적이고 왜곡된 사랑을 한 철없는 귀족 처녀 마틸드는  주인공의 비극적인 죽음마저 자신의 허영심과 이기적인 공상을 위해 이용한다.이런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겟으나 이렇게 보자면 꽤나 인상적이기도 하다.  안되는 놈은 뭘해도 안된다 뭐 그런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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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2009-05-11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아주 감동이 컸습니다. 번역 표현도 완벽이구요. 좋은 번역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책인만큼 곰곰이 읽어보시면 그 진가를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스탕달의 표현이 지루하다면 발작은 손도 못대십니다.
 
중세의 사람들 히스토리아 문디 9
아일린 파워 지음, 김우영 옮김 / 이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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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책을 읽다가 머리도 식힐 겸 잠깐 들여다 볼 요량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의외의 재미가 있어 단숨에 읽어 버렸다.

이 책은 왕이나 귀족같은 지배자가 아닌 평범한 중세인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그런데 비슷한 유형의 다른 책에서 흔히 보이는 상상력의 지나친 개입을 적당히 자제하고 있어 신뢰감을 주며 그래서 더 생생하다.  

농민 보도의 이야기는 셍제르망 데 프레 수도원의 토지대장(이 문서는 마르크 블로크의 장원제에 관한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걸로 기억한다)을 근거로 하고 있고 수녀원장 마담 에글렌타인에 관한 부분은 수녀원의 상급관리자인 주교들이 작성한 수녀원에 대한 각종 문서를 이용하였으며 메나지에 아내는 메나지에  본인이 쓴 믿기지 않게 섬세한 아내교육교본을 근거로 한 것이다. 다른 장도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후  매끄러운 논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이런 부분에서 저자의 노력과  균형감각이 돋보여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필자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마담 에글렌타인를 주인공으로 한 수녀원 이야기이다. 레미제라블에서는  읽은 끔찍한 수녀원의 이야기나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세 수도원의 광신적이고 비이성적인 분위기와 규율을 떠올려 보면 이 책의 수녀들은 귀엽고 인간적이며 사랑스럽기까지하다. 근엄해야될 수녀들은 허영심과 여성스러운 욕망으로 끊임없이 규율을 어겨댄다. 여기에는 그녀들을 감독해야 될 수녀원장도 한 몫을 하는데 더 익살스러웠던 것은 그런 그녀들을 제지하기 위한 엄격한 주교와 교회 지도자들의 노력이 간단히 무시되었다는 것이다.

"특별한 허가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속세의 사람은 수녀원 안의 수녀를 방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대목에서 오늘날의 독자들은 수녀가 불쌍하다고 동정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주교들은 2세기 이상  그 명령을  실행에 옮기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도 5분 이상 그것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헨리 8세가 수녀원을 해산하고 본인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모든 수녀를 영구히 환속시키던 순간까지 주교들은 그 헛된 노력을 계속하고 있었다. 링컨 주교관구의 한 수녀원에 주교가 찾아와서 교서의 사본을 건네주고 수녀들에게 교서를 준수하라고 명하자,수녀들은 말을 타고 떠나는 주교를 문까지 쫓아가 우리는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외치면서 그것을 주교의 머리에 던져 버렸다."

메나지에 아내의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 수녀들의 이야기보다 더 새롭고 놀라웠다.  늙은 메나지에는 15살이 된 어린 고아 소녀를 아내로 맞이 하는데 그녀를 위해 일종의 아내생활 교본을 썼다.  아내생활교본, 저자는 '쉽고 일반적인 입문서'라고 표현했는데 그것 자체도 웃기지만 그 내용은 더 재미있다.

서양중세는 온통 종교적 광신성이 지배하던 세상이었다는 기존 상식으로 볼때(물론 14세기말이면 중세말로 르네상스의 여명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지배자인 남편이 그 아내를 위해 재미있게 여가시간을 보내는법,의복 손질하는법,요리법,멋진 연회를 준비 하는법,하인 다루는법, 품위있게 걷는법등을 책으로 정리 했다니 기존의 내 상식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더군다나 늙은 남편은 어린 아내가 재혼할 것까지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고 하니 메나지에 본인 혼자만 이렇게 깨인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중세 부르주아 계층의 사고 방식이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이렇듯  근대적이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렇듯 수녀원과 메니지에 아내에 관한 장이 특별히 휼륭했는데 다른 사람을 다룬 부분도 재미는 덜할지 몰라도 새로운 정보가 많았다. 양모상인 토머스 벳슨의 장에서는 개인생활상의 비중은 적었지만 중세 양모 무역의 전개 양상을 세밀하게 보여주었고 특히 오늘날의 달러같은 지배적인 국제통화가 없는 상황에서 무역대금의 국제 결제과정에 대한 내용은 어렵긴 해도 흥미진진했다.

최근 온통 어둡고 침침할 뿐이다라는 중세유럽에 대한 종래 상식을 뒤엎는 재평가가 여기 저기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그런 유행이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이고 유럽에서는 그저 상식적인 해석일 뿐인지 또  그것의 정당성 여부는 내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유행에 가장 적합한 책이 이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 중세에 관심있는 독자에게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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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장원제 - 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에 대한 비교사적 고찰 까치글방 197
마르크 블로크 지음, 이기영 옮김 / 까치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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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저자가 처음부터  한권의 책을 만들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대학 강의 준비를 위해 작성한 원고를 후인들이 정리해 출간한  것이다.  강의용 원고가 책으로 나올수 있었던 것은  해당 원고가 짧은 단문이 아니라 완성된 문장의 형태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강의용 원고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는  어쩔수 없어 보인다. 중간 중간 내용이 연결이 안되고  이야기를 하다만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서론에서 현대에 존재하는 영국과 프랑스 장원제의 흔적을 제시하였으면 결론부인 3부 3장 "프랑스 장원제의 귀결"에서는 장원제가 어떻게 소멸되었으며 그 유산이 현대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장원의 주인인 영주계급의 변화,영주와 농민에 대한 군주정의 태도,영주계급의 반동에 대한 나열식 설명이 전부이고 종합적인 결론은 보이지 않는다. 서론에서 현대 영국의 농촌은 대토지가 많고 프랑스는 대토지와 중소토지가 적당히 혼합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이 책의 결론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결론을 위한 조건들만 설명하고 있으니 독자는 모호한 생각만 들뿐이다. 

추측하자면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 영주들이 장원내 자신의 소유가 아닌 토지를 갖은 방법으로 약탈 하여 장원의 붕괴를 촉진하였고 (장원내 모든 토지가 영주 개인의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장원이 아니다. 장원은 정치적 지배의 대상이 되는 피지배 농민이 필요하다)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랑스 소농들의 토지가 본전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국왕의 권력이 약하여 (왕권 보호차원에서) 영주의 전횡을 견제하고 중요한 조세원인 자영농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약탈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그이러한 이유로 차츰 해체되어가다가 공식적으로 프랑스 대혁명시기에 프랑스내 장원은 종말을 맞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인 이런 결론을 독자가 추측해야만 하는게 벌써 이상한 일이다. 

물론 강의 원고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이상할게 전혀 없고 국내에 장원제를 전문적으로 다룬 서적이 적다는 점도 고려 해야 겠지만 비전문가인 나같은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차리리 이 분야 전문가인 역자가 [이 책에 대한 분석]을 내용으로 하는 책을 아예 새로 내는 것이 일반 독자에게는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자께서 정리가 안되거나 빠진 부분에 대한 주석을 성실하게 첨부했지만 주석은 어디까지나 주석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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