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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칼의 날 1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강혜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액설/스릴러 장르의 현대적 의미의 시조격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읽고 난 소감은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의 탁월한 장르적 완벽함의 재림이었습니다. "장미의 이름"은 역사추리 장르를 창조하면서 동시에 그 작품성으로 해당 장르의 끝을 보게 만들었다는 찬사를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자칼의 날"도 과연 후세에 능가할 만한 작품이 나올지 의문일 정도로 훌륭합니다.
소설은 정체불명의 킬러 자칼이 프랑스의 대통령 드골을 암살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가 여권을 훔치고 변조하고 저격용 소총을 만들고 신분증 위조하고 변장하고 런던에서 벨기에로 다시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 프랑스 국경을 넘어 파리로 가는 여정의 모든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여 작가가 소설상의 자칼의 행위를 실제 다 해보지 않고서는 이런 글을 쓰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실제 일어난 극적인 공안사건의 치밀한 수사기록 보고서를 적당히 첨삭 하여 일반인이 읽기 쉽게 만든 보고서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단지 리얼하다는 장점만 있다면 지루한 보고서가 될 뿐 소설적인 묘미는 없겠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리얼한 큰 구조속에 개성적인 인물묘사,리얼리티 사이 사이에 적절히 안배된 소설적 우연과 반전이 훌륭합니다. 각 요소가 절묘하게 균형이 잡힌채 잡티하나 없이 순수하게 액션/스릴/추리의 장르적 재미를 위해 배합이 되어 있습니다.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문장은 길면서 건조하지만 평이하고 명쾌하여 술술 잘 읽힙니다. 그 건조함이 소설의 현실감을 더 잘살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장르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