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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장원제 - 프랑스와 영국의 장원제에 대한 비교사적 고찰 ㅣ 까치글방 197
마르크 블로크 지음, 이기영 옮김 / 까치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저자가 처음부터 한권의 책을 만들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 대학 강의 준비를 위해 작성한 원고를 후인들이 정리해 출간한 것이다. 강의용 원고가 책으로 나올수 있었던 것은 해당 원고가 짧은 단문이 아니라 완성된 문장의 형태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강의용 원고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는 어쩔수 없어 보인다. 중간 중간 내용이 연결이 안되고 이야기를 하다만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서론에서 현대에 존재하는 영국과 프랑스 장원제의 흔적을 제시하였으면 결론부인 3부 3장 "프랑스 장원제의 귀결"에서는 장원제가 어떻게 소멸되었으며 그 유산이 현대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장원의 주인인 영주계급의 변화,영주와 농민에 대한 군주정의 태도,영주계급의 반동에 대한 나열식 설명이 전부이고 종합적인 결론은 보이지 않는다. 서론에서 현대 영국의 농촌은 대토지가 많고 프랑스는 대토지와 중소토지가 적당히 혼합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이 책의 결론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결론을 위한 조건들만 설명하고 있으니 독자는 모호한 생각만 들뿐이다.
추측하자면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 영주들이 장원내 자신의 소유가 아닌 토지를 갖은 방법으로 약탈 하여 장원의 붕괴를 촉진하였고 (장원내 모든 토지가 영주 개인의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장원이 아니다. 장원은 정치적 지배의 대상이 되는 피지배 농민이 필요하다)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랑스 소농들의 토지가 본전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국왕의 권력이 약하여 (왕권 보호차원에서) 영주의 전횡을 견제하고 중요한 조세원인 자영농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약탈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그이러한 이유로 차츰 해체되어가다가 공식적으로 프랑스 대혁명시기에 프랑스내 장원은 종말을 맞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인 이런 결론을 독자가 추측해야만 하는게 벌써 이상한 일이다.
물론 강의 원고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이상할게 전혀 없고 국내에 장원제를 전문적으로 다룬 서적이 적다는 점도 고려 해야 겠지만 비전문가인 나같은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차리리 이 분야 전문가인 역자가 [이 책에 대한 분석]을 내용으로 하는 책을 아예 새로 내는 것이 일반 독자에게는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자께서 정리가 안되거나 빠진 부분에 대한 주석을 성실하게 첨부했지만 주석은 어디까지나 주석일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