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어 받아쓰기 웅진 꼬마책마을 3
신순재 지음, 이새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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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학폰 논란에 맘이 편치 못한 요즘입니다. 새학기가 코 앞에 다가왔고 아이들은 곧 학교에 가길 희망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을 같이 읽으며 바라기는 이 책의 친구들처럼 그렇게 순수한 채로 현명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게 다만 저만의 욕심일까요?
네 개의 소제목을 가진 에피소드가 모여 이뤄진 책입니다. 외계어 받아쓰기도 재미있지만 부모의 눈이 닿질 않는 학교의 일상이 궁금하고 또 그 아이의 마음에 애가 같이 타는 저는 학부형입니다. 화장실에 거미가 나타났다를 읽으며 입학 준비를 하고 학교에 보내놓고도 하루내 마음을 졸이던 그 어린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웃으면서도 속이 아린 그런 심정이 묘하게 교차됩니다. 올해는 큰애가 중학교로 넷째가 초등학교로 입학합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는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런지? 큰애는 자신의 어린날을 떠올릴까요? 넷째는 아직 가보지도 못한 학교의 화장실을 두려워라게 되진 않을까요? 그런 기억들과 함께 순수하게 친구를 배려하고 곁에 서 줄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주길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유독 받아쓰기에 자신이 없는 주인공 친구의 고군분투가 친구를 본의 아니게 공격하는 매우 어린이 다우면서도 어른들이 몰아가는게 아닌가 하고 고민이 제게 짐지워지는 이야기 입니다. 젤 위에 첫 독서록의 아이 글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아이도 아직 받침이나 마침표, 띄어쓰기가 완벽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다 익혀질 거라 아일 종용하고 싶지 않아서 다그치진 않지만 학교에서 친구들이 어디 그렇겠어요? 제 마음 한켠에 조바심이 살며시 고개를 듭니다. 제가 제 아일 기다려주듯이, 친구들도 아이의 성취를 기다려주면 좋겠는데요.

팔씨름에 자신이 없어 체육시간 연습을 피했던 친구의 이야기에서 저 역시 어떤 체육시험을 피하느라 꾀병을 부렸던 어린 날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어볼 수 있었습니다. 의외의 방향으로 튀어서 쉬는 시간이 풍선껌을 불어 제끼는 모습이 저의 어린날과 겹쳐서 아직도 저럴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가 잘해야 하는 것과 나만 잘해서 뽐낼 수 있는 것. 적어도 하나쯤은 내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는 뭔가를 길러내는 아이로 키웠어야 했는데 그렇게 잘 도와주었던가 다시 생각해보는 저 입니다.

저는 고민이 있으면 가족 회의를 소집합니다. 거창할 건 없고 자기 전에 이불 맡에 모여 제 걱정이나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우려를 나누고 아이들의 기도를 받는 정도로 우리 가정의 일을 공유하는 편인데 이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아빠인 제가 저 스스로 뿌듯했네요. 아빠의 어둔운 표정이 자칫 아이들에게 옮아갈까 너무 경솔하게 나누는게 아닌가 고민하면서도 아이들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이런 도전과 노력을 하는 그래서 집중과 약간의 짜증도 겪고있는 절 알아주길 원했거든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앞으로도 우리 집 모든 멤버들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꼭 같이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주저하지 않도록 하렵니다. 적어도 우리집은 모두가 서로의 고민 중개사가 되길 바라봅니다.

이상하게 제가 초등학교를 마친지도 오래 되었는데도 화장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공포의 요소를 버리지 못하는 장소인가 봅니다. 저 어릴 때 같은 **손이나 **할매나 그런 이야기는 믿지도 않겠지만 깔끔했을 지금의 화장실에 찾아든 거미는 아이를 놀라게 했나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기 였다라면하고 쓰는데 막상 이심전심은 집에 동생들이나 누나에게도 적용하지 못하는 이 아이의 글을 믿어줘야 할런지 고민이 되는 아비입니다. 벌서 고학년인데 바른 쓰기랑 띄어쓰기 아직도 받침이 이래서 책을 더 꾸준히 많이 읽혀야 겠구나 다짐해봅니다. 숙제하듯이 읽지말고 놀이하듯이 읽어주면 좋을텐데 그게 참 어렵네요. 

교우 관계도 학교 생활도 이전 처럼 할 수 없는 나날을 살아낼 아이들이 책에서 작은 위로를 얻길 희망해 봅니다. 적어도 친구들과 교실에서 좋았던 기억 하나 다시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는데 이 아빠에게 그렇게 읽힌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읽혔길 바라며.

* 이 책은 웅진주니어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제공받아 저와 아이들이 자유롭게 읽고 남길 글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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