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티카 - 세계를 흔든 55가지 축구 이야기
라몬 우살 지음, 조진희 옮김 / 나름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스포츠를 사랑한다.그 중에서도 축구를 가장 즐긴다.축구는 볼을 이용한 게임이기도 하지만 몸과 몸이 부딪치는 투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축구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큰 무대에서는 자본의 영향으로 쇼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지역의 리그를 지켜보면 여전히 축구는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클럽과 지역의 사례를 통해 축구가 종교,정치,민족 등과 어떻게 연결되어 전개되어 왔는지 소개하고 있다.

 

축구팀의 지역 라이벌전을 흔히 더비라고 한다레알 마드리드 CF,FC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이 가장 유명하다단순히 더 높은 성적과 인기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 이외의 요소들이 그들의 라이벌리를 정의한다그 중에서 가장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는 라이벌전이 유벤투스FC와 토리노FC의 데르비 델라 몰레 (Derby della Mole)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클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토리노의 두 팀의 이야기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두 팀은 모두 토리노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축구 클럽이지만 계급성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대비된다유벤투스FC고용주와 국가 권력을 위한 클럽이었다.사실상 이탈리아를 지배해온 피아트 경영진의 손아귀에서 움직인, 이탈리아 자본주의의 꼭두각시 클럽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그에 반해 피나몬테 지방의 노동자들은 토리노FC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게 되었다전체적인 축구클럽의 역사를 보면 유벤투스FC가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짧지만 강력했던 위대한 토리노의 시기를 통해 노동자들이 자본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역사적 기억을 가지게 되었다이것은 두 팀의 라이벌리를 강력하게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경쟁심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유벤투스FC와 토리노FC의 뿐만 아니라 AS로마, SS라치오의 로마라이벌리, AC밀란,인테르밀란의 밀란 라이벌리 등의 사례를 통해 이탈리아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념대립계급갈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특히 무솔리니 시절 파시즘이 등장하면서 정치가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게 한다.


축구를 통해 계급 갈등이 드러나는 사례도 많이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족문제라고 생각한다영국과 아일랜드편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펼쳐진 민족문제가 축구클럽의 이야기와 결합되어 있고 프랑스 편에서는 바스티야,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FC바르셀로나가 소개되고 있다저자가 바르셀로나 출신이어서 FC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독립주의가 강조되고 있지만 스페인에서는 아틀레틱 빌바오가 민족주의 축구클럽으로서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다.) 발칸반도편에서는 크로아티아의 민족주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의 축구팀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었다아프리카 식민지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은 축구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념와 민족의 갈등이 유럽의 수많은 국가들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지만,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은 그 복잡함에 몸서리가 쳐진다. 하지만 축구클럽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그 인과관계를 따라간다면 보다 흥미로운 학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급,민족이 중요한 주제로 다가왔지만 독자들에 따라서는 다른 주제들이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축구를 사랑하고 축구를 통해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고 깊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