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느린 아이들
김영훈 지음 / 시공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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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는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첫째 아이가 말 그대로 '배움이 느린 아이'이기 때문이고

그로 인한 고민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좋은 내용이며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읽다 보니 모두 한번 쯤은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이다.

결국..

아이의 배움이 느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아이들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는가의 문제였던 것이다.

내가 낳고 키우는 아이는 물론 밖에서 만나는 어린 아이들을

나와 동등한 존재라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어른들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결국 모든 아이에게 다 해당이 된다고 본다.

어른들이 각성하고 모든 아이들을 나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대한다면

그 아이가 배움이 느리건, 남들보다 뛰어나건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아이들의 우열을 가리는 지표가 아니라 그냥 '차이'를 나타내는 증상일 뿐이니까.


결국 '배움이 느린' 내 아이를 나 또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에겐 이 아이가 겪을 어려움을 돕는다는 좋은 핑계거리가 하나 생긴 셈이고

그 핑계로 아이에게 더 많은 노력을 강요하고, 이를 정당화했다.

이 책이 내가 기대한 바에 미치지 못했고 별 소득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다 읽고 다시 한번 훑다 보니 이런 큰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다.

당연하다는 말은 아이에게가 아닌 나에게 향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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