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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 우리가 알고 싶은 우주에 대한 모든 것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06년 3월
평점 :
미치오 카쿠는 과학자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가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는 일반 인문 이야기꾼이 가지지 못한 미덕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그가 매우 사실에 기초한 그러하여 전혀 허구가 아닌 이야기들을 매우 정직하면서도 치밀하면서도 광범위하면서도 재미있게 말한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일반 소설가나 문학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자아도취적인 감상에 짜증이 났던 독자라면 미치오 카쿠의 글쓰기에 매우 흡족할 것이다.
제목은 최신 우주 이론인 평행우주이지만 이 작품은 솜씨좋은 요리사가 무심한 듯한 칼질 몇 번에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매우 단순하고 기본적인 물리학의 지식에서부터 거대한 평행우주 이론까지를 끈기있게 빈틈없이 논리적으로 이야기의 그물로 직조한다.
특히 감탄스러운 것은 부분부분 과학적인 설명의 앞뒤에 이해를 돕기 위해 들어있는 여러가지 소설, 영화 등의 인문적 지식이 매우 구체적이고 적절하다는 점인데 미치오 카쿠는 다방면의 지식이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우주를 관찰하는 방법, 우주의 상태, 빅뱅 이론의 탄생, 우주 이해의 실마리인 대칭성의 붕괴, 차원의 이해, 양자론과 우주, 중력파의 의미 등 묵직묵직한 이야기들을 매우 달콤한 에피소드와 착실한 내용으로 버무려 도저히 끊을 수 없이 함께 넘겨버리고 싶은 쫀득한 평양 냉면같은 글발을 뽑아내고 있다.
'평행우주'는 꽤 두툼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달려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비록 중간중간 전문적 과학 지식으로 힘들더라도 열심히 읽었다면 독자는 바로 그의 다음 작품 '불가능은 없다.'에 도전해도 좋을 것이다. 카쿠 아저씨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