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리퍼블릭 - Orange Republic
노희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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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읽었다! 눈처럼 순수하게, 빛처럼 밝게 읽으려던 애초의 계획은 읽어갈수록 그렇게 읽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보면 다른 책을 손에 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것도 오래도록.
미끼를 삼키는 것처럼 이성적으로 주인공의 뒤를 쫒지 못했다.
서울, 그것도 강남의 한복판.
문학은 실로 오랜만에 다른 작가들이 다루지 않는 소재, 최첨단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장소가 그러해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다.

충혈 된 눈은 이미 긴장감 속에 들어가 있었고 모든 것들이 열정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들과 한데 어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어울리지 못하는 인간이 있다.
오렌지족.

그들을 떠올리면서 이 소설을 읽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였다. 그리고 명품과 소비의 중심이 있는 강남은 소설을 읽어 갈수록 사랑하는 공간이며 끊임없이 논쟁거리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내가 내부에 소리를 지른다면 되돌아오는 메아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 틈에서 흩어져버리고 마는 곳이 강남일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는 모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한다. 그리고 오렌지족의 세계는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대한 험담으로 읽히고 있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 밤의 열기는 어쩌면 극단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작가가 그 곳을 오래도록 보고 느끼고 취재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 전의 서울 모습을 행간을 통해 느끼면서 사랑과 질투, 그리고 쾌락과 타락의 중심지가 어쩌면 명품으로 뒤덮여진 이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또한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사랑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울도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설은 압정구정의 은밀한 내면을 그대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 고통 받는 사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외적인 부분들도 함께 놓여 있다. 어쩌면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이러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 속에서 여러 부류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은 결코 어려운 부분이 아님을 시사해 준다.

하지만 끝없는 인간의 욕망은 순차적인 순서에 의한 것이 아닌 냉정함에서 오는 것이라는 압구정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소설은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늘 우울했는데 소설에서 살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내 모습이 겹쳐지면서 또 하나의 공간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게 된다.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맞서서 싸워야 하지 않을까
상품화된 서울, 그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작지만 큰 깨달음을 얻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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