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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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캐릭터를 만나면서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과연, 과연을 연발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유쾌하고 경쾌한 이야기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는 작가 김민서.
이번에 그녀가 작품 하나를 들고 왔다. 이전의 소설과 많이 닮은 듯하며서 이전의 소설과 다른 만화적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머릿속으로 한번쯤 떠올렸을 슈퍼 히어로에 대해 재미와 감동은 물론 웃음을 전해준다. 철수맨의 정체를 따라가게 만드는 지은이의 미학적 글쓰기는 전혀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받지 않고 읽는 사람에게 잔잔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미지의 세계에서 홀연히 온 것 같은 철수맨은 몇 가지의 의문을 푸는 단서를 제공한다. 우연히 보게 된 이러한 단서를 통해 철수맨의 정체가 조금씩 풀리는 듯하기도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평범하지만 그 속에서 마음으로나마 영웅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것은 누구나 영웅이고 싶어 하는 마음과 맞닿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또한 나쁜 사람을 무찌른다는 권선징악의 한 단면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슈퍼 히어로의 모습은 전형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지만 여러 가지 단서를 전해준다.

흔히 정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인데 그 정체 모를 인물을 찾아 나서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궁금증을 함께 갖게 했고 철수맨을 찾는데 주력하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목되는 슈퍼히어로의 인물들을 보면서 그 속에서 작은 기쁨도 느꼈지만 아무도 모르게 남몰래 숨겨온 자신의 모습이 파헤쳐지는 부분에선 누구나 약한 부분이 있고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평범한 일상, 평범한 생각들.
누구나 슈퍼히어로의 모습은 아닐는지.
작지만 그 곳에서 영웅의 모습을 존재하고 태어나며 새롭게 발견되는 것은 아닐는지. 남몰래 남을 돕고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얼마나 많은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아마 우리도 그들의 존재가 밝혀지지 않아 영웅을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우리의 존재와 철수맨의 청제, 그리고 철수맨이라고 생각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평범한 일상을 보게 된다. 늘 존재하지만 외로운 모습도 함께 보게 되어 외로움은 누구에게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또 느끼게 된다.

늘 무언가에 쫓겨 살아가는 우리는 아마도 저마다의 히어로의 모습을 할 수 있는 자격의 인물들이 아닌지. 읽어갈 페이지가 조금씩 줄어들 때쯤 철수맨의 모습은 과연 다 밝혀질지, 영웅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을지. 이런 저런 생각이 한꺼번에 내게 다가왔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미 영웅의 모습이 내게 들어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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