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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는 알고 있다 ㅣ 블랙 캣(Black Cat) 20
로라 립먼 지음, 윤재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꽤 괜찮은 소설을 만났다. 작가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갈 때쯤 때를 맞춰 그녀의 소설이 발간되었다. 이렇게 기쁠 수가... 이 소설은 완성도면에서 일단 나의 기준치를 훌쩍 넘는 소설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이 이야기를 쓰면서 얼마나 큰 내공을 들여 쓰고 있는지 소설을 읽어 갈수록 긴장감과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10대 소녀의 실종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 정서적으로 불안한 여성이 왜 자신을 실종된 자매의 한 명이라고 이야기 하는지, 작가는 여러 가지 사건이 하나의 모습에 도달하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해 놓았다. 그리고 지난날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면서 사라진 자매의 실종을 형사를 통해 추적 해 나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녀의 소설에 많이 등장했던 이 형사. 인판티.
실제로 만난다면(머릿속에서 만나고 있지만) 참 매력적인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꽤 부산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오래도록 눈을 들여다보면 없는 이야기도 해 주어야 할 것 같은 사람을 압도하는 눈을 지니고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내 관심은 어떻게 실종이 되었을까 하는 부분에 맞춰졌다. 그리고 서서히 그 내막이 조금씩 밝혀질 때 쯤 나의 눈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반전이다.
작가가 늘어놓은 여러 가지 덫에 걸린 셈이다.
읽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이 정도로 내용적인 부분을 접어야겠다.
계속 쓰고 싶은 욕구가 소설의 진실을 말해 버릴 것 같은 마음과 충돌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교통사고의 현장에서 함께 도망치고 있는 나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신분을 알려줄 수 없는 한 여인은 분명이 정신이 온전치 못하며 그녀 혼자 정신을 놓고 있다고 단정해 버렸다. 그러나 이내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30여 년의 모습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리고 내 생각을 무참하게 깨버린 사건이 소설을 읽는 중간 중간 내 뒤통수를 때렸다. 그러면서 내가 보았던 유일한 희망은 어느새 30년 전의 사건 현장으로 치닫고 있음에 희망을 걸어보았다.
과연 사건의 내막을 속이 시원하게 밝혀내고 그녀가 진짜로 실종된 자매 중 한명이 맞는 것인지 증명을 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읽어갔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들었던 것은 선물과도 같은 소설이라는 것이며 생생한 모습들이 장면 장면으로 떠오르면서 소설의 분량만큼 여운으로 남았다. 지금 내게 있어 괴로운 것은 내용을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내용을 이야기 하면 출판사에서 쪽지나 메일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또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
책을 덮으면서 이 생각만 들뿐이었다.
이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캐릭터의 성공이 소설을 전반적으로 풍성하게 만들어 놓았고 치밀하게 짜여 진 사건이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를 배가 시켜 주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