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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 마음으로 천하를 품은 여인
제성욱 지음 / 영림카디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학교짱이 뽑아낸 구절들...
선덕여왕은 한참을 골몰하다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짐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
크게 노한 수양제는 즉시 군사를 동원하도록 명을 내렸다. 그 동원령은 전국을 들끓게 했다.
대규모 군대가 동쪽을 향해 몰려갔다.
백반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법당을 나왔다. 밖에는 덕만과 비형이 나란히 서 있었다.......... 백반이 이 깊은 산사에 찾아온 게 못내 궁금한 모양이었다.
선덕여왕은 꿈을 꾸게 한다!
‘선덕여왕’이 텔레비전에서 방영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일들이 나의 관심사를 온통 선덕여왕에 쏟게 하고 있다. 특히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텔레비전의 방영은 서점에 나가 책을 찾아 읽게 만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선덕여왕’을 찾아보았고 예상과는 달리 그녀의 역사적인 흔적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리고 찾게 된 여러 권의 책들. 다양한 책들 중 그 한 권이 소설책이었다. ‘선덕여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라는 출판사의 책 소개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커다란 자극이 되었고 원작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찾기 위해 제성욱 작가의 작품을 고르게 되었다. 고현정이 선택한 드라마답게 많은 책이 출간되어 어리둥절했던 것은 사실이다.
제법 두툼한 느낌의 제성욱 작가의 ‘선덕여왕’.
책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저 책 속에 등장하는 어린 날의 덕만의 모습에 흠뻑 빠져들어 있었다. 꿈 많은 소녀의 모습은 작은 것에도 여린 마음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었고 주변의 풍경에 참으로 많은 호기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궁궐 밖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망을 행동으로 옮긴다.
‘선덕여왕’은 나에게 그동안 최초의 여왕으로만 알고 있었던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었다. 딱딱한 일대기만을 그려낸 것이 아니었기에 선덕여왕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갔던 시간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머릿속에 굳어있던 역사적인 흔적들을 구체적인 기록들로 바꿔 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작가만의 고유한 영역이겠지만 제성욱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을 시대의 아픔까지 재현해 냈고 그가 그리고 있는 인물의 형상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서라벌의 웅장함에 온통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나에게 어떤 말을 걸고 싶어 했을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거리.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당시의 모습을 읽으면서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소설엔 처참한 모습도 있었고 나를 주춤거리게 만드는 울컥하는 모습들도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작가가 당시의 역사적인 한 페이에서 건져 올린 편리들의 모음들이 아니었을까.
작가만의 고유한 영역인 실감나는 배경 묘사를 통해 지금의 현실과 심장의 박동소리처럼 빠르게 진행된 전쟁의 모습은 민심을 최악의 상황으로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나도 모르게 책을 들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선덕여왕을 단지 최초의 여왕으로만 기억하는지. 작가는 천하의 호걸들과 당당히 맞섰고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여군주였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표도 없는 선덕여왕의 흔적을 찾고 셀 수 없이 선덕여왕의 능을 찾았던 작가의 노력이 한 편의 소설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고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가혹한 형벌과도 같은 일들을 그저 일상의 일처럼 담담하게 맞이한 선덕여왕의 모습 통해 그녀를 오래도록 주시하게 만든다.
희생이 무엇인지 알려준 이 소설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는 그저 숨겨두고 감추는 것이 아닌 우리가 알고 싶어 했던 역사의 현장으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나를 데려간 소설 ‘선덕여왕’.
작가가 놓은 펜에서 화살을 집어 역사의 숲 속으로 날려 보내듯 과녁을 통과한 소설이 내 마음을 맞춘 것처럼 이제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함께 사 온 역사적인 책에서 선덕여왕을 다시 만나야겠다.
올곧게 역사의 모습을 끌려 올려 커다란 울림이 있었던 소설이며 이것이 이 소설의 커다란 매력이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