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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라베 난징의 굿맨
존 라베 지음, 에르빈 비커르트 엮음, 장수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중국 역사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 읽기였다. 그리고 그것이 한 나라의 모습에 대한 생생함까지 책 속에 담겨있어 거대한 중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독일인이지만 중국에서 많은 부분을 몸담고 있고 그는 전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탈나치화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었지만 시대가 그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그에 대한 예전에 들었던 작은 기억들만을 가지고 이 책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과 함께 그가 살았던 모습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 것을 넘어 그의 모습을 아니 중국 역사의 한 단면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그는 어쩌면 나치당원의 모습이기 이전에 그가 쓴 글들은 역사의 한 모습을 풍겨내고 전해지기에 충분했다. 그의 작은 일기를 펼쳐보고 훔쳐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다큐의 생생함마저 감춰 버릴 수 있었고 참혹한 전쟁의 역사를 기록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감각적이거나 따뜻한 면도 있었지만 당시의 기록들에 의해 정치적인 생활과 당시의 정책적인 면까지 다양하게 그 시대를 읽어낼 수 있는 보충 자료가 되기도 했다. 지금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겐 그 시대의 모습이 단지 하나의 단면적 기록이 아닌 입체적인 모습으로 생생하고 경험적인 기회가 되기도 했다. 상상하기 힘들었던 부분들도 적혀져 있어 어쩌면 입체적으로 읽어 낼 수 있는 중국의 역사이기도 했다. 그가 쓴 글들은 그 시대를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를 알았던 기억이 그 시대의 모습을 보기 위함도 있었지만 삭제되고 전해지지 않았던 모습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던 처음의 마음이 이 책을 읽어 갈수록 마음에 함께 와 닿았다. 낙천적인 인물이었던 그는 당시의 모습을 그가 살고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는 개인적인 기록으로 일기장을 한장 한장 채워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중국에 머물렀던 당시의 기억으로 사람들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 주는 일이 생겨난 것이다. 그의 일기를 통해 전쟁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었고 전쟁에 대한 씻을 수 없었던 결과가 기록들을 보기도 했다. 전쟁의 잔인함도 수록되어 있어 위협적인 측면으로 이 책을 읽어내다 보니 당황스럽게도 읽히기도 했다. 낯설던 처음의 모습이 책을 읽어 갈수록 조금은 차분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모습에서는 깊은 상처의 그림자를 읽어내기도 했다. 난징의 모습에는 하늘의 모습도 있었고 군인들의 모습도 있었고 사람들을 쏘라고 하는 지시도 있었다. 중국인들에 대한 보호도 있었지만 그는 강제의 성격을 지닌 전쟁의 한 단면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라베에게 어쩌면 중국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면서 살아 온 곳이 전혀 다른 폐허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알려 주기도 했다.
책을 통해 본 중국의 모습은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모습보다 조금 더 폐허의 모습에 가까웠다. 어쩌면 권력의 중심에서 불행할 수 있음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의 책이 보여주고 있는 전체의 그림은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마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누구의 편에 서 있기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인이었던 라베에게 중국은 하나의 위협적인 모습의 그림자를 지니고 있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것이었으며 더 놀라웠던 것은 드물지만 자신의 삶을 이웃에게 널리 알려 주고 싶었던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라베는 자신에게 보여준 자유의 몸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 모습을 보여 주면서 많은 행복감을 가져다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쩌면 전쟁에 대한 굶주림은 사람들에게 많은 말들을 보여주고 싶었던 인간적인 면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존 라베의 삶에서 숨겨진 역사의 기록과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분 좋은 책읽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