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탈주자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에서 이끌리는 강렬함이 강하게 작용한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책 표지부터 찍어 두었다. 어찌나 표지가 마음에 쏙 드는지, 그의 전작 추격자를 읽은 탓에 이 소설은 내가 꼭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선택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보여준 하나의 상황에 대해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은 왜 이 작가가 세계적인 작가인지 그리고 왜 그토록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는지 알게 해 주었다. 그런 역량은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 되었다. 주인공은 한 곳으로 몰아 넣는 것과 새로운 곳으로 끌고 나오는 작가의 모습은 현실에서의 비극이 얼마나 참옥한 것인지 그리고 세상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한눈에 보여 주었다.
이러한 부분들은 우리가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세상과의 만남을 유도했고 속도감 있게 읽히는 문장들은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현실의 모습의 또 다른 이면의 모습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그가 선택한 탈주자의 모습은 어쩌면 한 인간에 대한 아무 사심 없는 손 내밈부터 시작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런 그에게 세상은 제도와 사회의 법률을 통해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꼬여가게 만들었고 자유를 빼앗을 정도는 아니지만 구속을 통해 비극의 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 사회의 모습이 이러하니깐 제도가 이렇고 세상이 보여 주어야 되는 것이 이런 한 것을 강요하듯 풀어 놓는 작가의 모습은 한 인간의 진지함 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한 사회의 구성원에게 고발 당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어쩌면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지니고 세상과 호흡하는 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한 순간의 선택을 통해 자신의 보여주고자 하는 매력은 한 인간의 처절함을 가장 극한 상황에 까지 몰고 가고 한 인간의 모습이 왜 그토록 미련한지, 불행한지 읽어 가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세계의 최고, 아니 소설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계속된 싸움은 어쩌면 한 개인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사회와 더 나아가 세계와 싸우고 또한 그것을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는 활약과 그의 모습은 마음으로 파고들어오는 하나의 강렬함으로 바뀐다. 그가 있는 곳은 꼭 내가 서 있는 듯한 느낌. 강인한 인상의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을 극대화해서 보여 주었고 책으로 빠려들어갈 듯한 느낌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전작에서 느낀 기분을 간직한 채 탈주자를 읽었던 마음은 이내 사라졌고 탈주자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공간은 작가의 또 다른 면모를 생각하게 했다. 다양하게 변화는 모습에서 그의 새로운 일대기처럼 그의 작품을 기대해 본다. 설명이 필요 없다. 눈으로 탈주자를 읽고 그가 쏘는 총에 맞아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경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